사람들에게 일상의 흐름에서 어떤 앱을 사용하기 위해 전환된다면, 또 다른 앱으로 전환이 일어날 때마다 ‘Context Switching’이 일어나고 있다. 여기서 ‘Context Switching’이란 상황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맥락 흐름이 다른 상황으로 이루어진 다른 맥락 흐름으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언급한대로 인지과학의 측면에서 Context Switching은 주변 변화에 대한 반응속도를 저하시킨다든가, 일상 속에서 오류를 증가시킨다든가, 두뇌의 기억활동에 부담을 증가시킨다든가 하는 값비싼 대가를 치룬다고 알려져 있다(1).
그것은 Context Switching이 사람들의 생각이나 감정, 그리고 정체성의 연속성을 깨뜨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잠시라도 자신의 삶이 본래 가지고 있던 흐름을 잃게 된다는 것인데, 마치 잠시 짧은 꿈에서 깨어난 것처럼 일정 시간 후에 다시 Context Switching이 또 일어나 본래의 삶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것이다.
디지털 공간이 사람들에게 주는 Context Switching은 그 디지털 공간이 악한 것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디지털 공간을 경험할 때 사람들의 실제 삶과 연속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 새로운 디지털 공간에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서 한 걸음 물러나거나, 잠시 내려서 다른 삶으로 갈아타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MASERINTS에서는 그런 종류의 Mental Jump를 최소화하도록 설계될 것이다.
서로 다르게 정의된 두 개의 디지털 공간
사람들은 자신만의 디지털 공간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Instagram, TikTok, YouTube, Netflix 같은 익숙한 화면을 넘기면서, 마치 화면 너머의 빛나는 세상이 자신의 것인 양 착각한다. 하루를 담은 사진을 업로드하고, 좋아하는 플랫폼이 자신의 취향에 맞춰 추천 영상을 보여주고, 원하는 친구에게만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마치 이 디지털 공간이 오직 자신만을 위해 만들어진 영역인 것처럼 느낀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이러한 ‘소유감’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환상일 뿐, 현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마치 나만의 디지털 공간처럼 보이는 것은 남의 마당에 작은 텐트를 치는 것과 같다. 플랫폼은 텐트를 칠 수 있도록 허락하고, 심지어는 ‘계정’이라는 명목으로 땅 일부를 빌려주기도 하지만, 땅, 울타리, 규칙, 심지어 텐트를 둘러싼 바람까지도 모두 서비스 제공업체, 즉 플랫폼의 소유라는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 공간에서 사람들은 독립적인 행위자로서 진정한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만들어진 틀 안에서 움직일 뿐이다. 사람들이 업로드하는 모든 사진, 남기는 모든 댓글, 시청하는 모든 영상은 플랫폼의 거대한 Dynamic Algorithm을 작동시키는 작은 연료가 된다. 이러한 Dynamic Algorithm은 지능적이거나 개인 맞춤형으로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사용자의 관심을 최대한 오랫동안 사로잡도록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목적은 개인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을 창출하는 반응을 예측하고 유도하려는 데 있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사용자가 플랫폼의 상업적 목표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행동하기를 기대하는 시스템 안에서 제한된 자유만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이것이 바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접하는 디지털 공간, 즉 사용자를 이용하는 데 훨씬 더 치중하는 디지털 환경이다.
하지만 또 다른 종류의 디지털 공간이 있다. 정도에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자체가 다른 공간이다. 화면의 경계 안에 갇힌 공간도 아니고, 관심을 끌거나 감정을 자극하여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도 아니다. 사람들이 실제로 숨 쉬고, 걷고, 살아가는 실제 세상으로 뻗어 나가 사람들의 삶 속에 엮어져 녹아 들어 있는 디지털 공간이다.
이 공간에서 기술은 이름 없는 집사처럼 드러나지 않고 묵묵히 주인을 위해 자신의 일을 하는 조용한 배경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이 공간은 사람의 실제 삶의 리듬을 관찰하여, 조종하려는 것이 아니라 중심 인물의 삶을 지탱해 주려고 하는 것이다. 일상 행동 속에 숨겨진 사람들의 요구에 반응하고, 안전과 편안함을 제공하며, 사람의 필요를 만족시켜 주기 위해서만 개입한다. 사람을 이용해 먹고사는 상업적 플랫폼이 아니라,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디지털 동반자가 되는 것이다.
이 두 공간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점은 서로 간의 Interaction 해가며 만들어진 관계의 중심에 누가 있는 지에 있다. 첫 번째 공간에서는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시스템에 데이터를 제공하는 노예가 되어, 미리 정해진 길을 따라 걸을 뿐이다. 그들의 움직임은 가치를 창출하지만, 그 가치는 그들에게 돌아오지 않고 서비스 제공자의 메커니즘을 가동하는 데 사용된다.
두 번째 공간에서는 기술이 사람에게 중심을 내어주는 공간이다. 기술은 명시적인 명령을 기다리지도 않고, 또 Interaction을 위해 특별한 Interface나 행동을 요구하지 않고, 오히려 중심인물의 행동에 맞춰 반응하고 변화한다. 그저 중심인물의 관심과 주의력을 빼앗으려고 하지 않고, 그들이 본래 가지고 있는 삶의 흐름을 보존하려고 한다.
첫 번째 디지털 공간이 사람을 도구로 사용하는 공간이라면, 두 번째 공간은 사람을 그 존재 자체로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두 번째 형태의 디지털 공간이야 말로 인류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공간이라는 것을 알고 가야 한다. 수많은 석학들이 추구하는 미래의 디지털 공간이기도 하다. 화려한 앱과 빛나는 아이콘의 세계가 아니라, 조용히 삶을 지탱하는 토대로 말이다.
이러한 세상에서 기술은 공기처럼 투명해지고, 항상 존재하지만 결코 부담스럽지 않고, 항상 도움을 주지만 결코 사람들의 본래 생활을 침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사람의 관심과 주의력을 존중하며, 사람들을 분석 대상으로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돕기 위해 따뜻한 관심으로 감싸줄 뿐이다. 기술이 위에서 감시하는 감독자가 아니라 사람들 곁에서 부드럽게 함께하는 동반자로 존재가 될 때, 그때 비로소 사람들은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공간에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디지털 공간에서 ‘나’라는 존재는 그저 그들이 나누어 놓은 많은 카테고리 중에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 속해 있는 개체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제공하는 디지털 공간들의 설계 목표가 ‘나’라는 개인의 이력, 슬픔, 믿음, 성격 또는 장기적인 웰빙 등을 위해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고 싶어만 하고,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의 참여를 많이 유도하고 싶어만 하고, 수익 창출을 극대화하고 싶어만 하고, 더 많은 광고를 유치하기를 원하고, 자신들의 Dynamic Algorithm이 클릭 수와 조회수, 참여유도에 괜찮은 Algorithm인지 여부를 알고 싶어하는 것뿐이다. 그들은 이런 것들을 위해 사람들을 결정된 카테고리 안에 넣으면 되는 것이다.
사람들의 삶은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이러한 플랫폼들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지도 않고, 변화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의 삶과 아주 동떨어진 세상에서 자신이 가진 목표를 위해 성장할 뿐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 안에 있는 사람에게 수많은 정신적인 단절을 만들어 낼 뿐이다.
언급된 각주의 내용
(1) Working memory costs of task switching, Baptist Liefooghe, Pierre Barrouillet, André Vandierendonck, Valérie Camos, 2008, https://pubmed.ncbi.nlm.nih.gov/18444750/
▪ The double task-switching protocol: An investigation into the effects of similarity and conflict on cognitive flexibility in the context of mental fatigue, Marcel F Hinss, Anke Brock, Raphaëlle Roy , 2023,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9955658
▪ Task switching: interplay of reconfiguration and interference control, André Vandierendonck, Baptist Liefooghe, Frederick Verbruggen, 2010, https://pubmed.ncbi.nlm.nih.gov/20565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