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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11. 기술의 조화된 사라짐

[The Computer for the 21st Century(1)]는 1991년 ‘Scientific American’지에 실린 Mark Weiser의 글이다. 당시 기술 수준은 오늘날의 수준에 비하면 초보적이었지만, Mark Weiser가 제시한 Vision은 여전히 컴퓨팅 환경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글에서 Mark Weiser는 가장 심오한 기술은 사라지는 기술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기술이 문자 그대로 눈에 보이지 않게 된다는 뜻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의 결을 따라 너무나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서 사람들이 더 이상 알아차리지 못하게 된다는 뜻이다. 마치 벽에 있는 전등 스위치나 발 밑의 도로처럼, 사람들은 끊임없이 사용하지만 거의 집중하지 않는다. 그는 컴퓨팅이 데스크탑 PC처럼 모든 주의를 요구하는 중심에서 벗어나, 주변 환경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조용히 백그라운드에서 사람들을 지원하는 세상을 생각했다.

이 글에서 그는 탭, 패드, 보드라는 세 가지 유형의 디바이스를 소개했다. 작은 웨어러블 디바이스, 휴대용 노트북, 그리고 대형 공유 디스플레이로 구성된다. 이 세 가지 디바이스는 함께 상호 연결된 컴퓨팅으로 가득 찬 환경을 형성하며, 그가 “Embodied Virtuality”라고 부르는, 컴퓨팅이 물리적 세계에 녹아 드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컴퓨팅이 백그라운드로 사라진다는 아이디어는 특히 MASERINTS가 지향하는 바와 매우 가깝다. Mark Weiser가 컴퓨팅을 차분하고, 눈에 보이지 않고, 도움을 주는 것으로 생각했다면, MASERINTS는 오늘날의 엣지컴퓨팅, 인공지능, 공간컴퓨팅, 그리고 실시간 상황들로 이루어진 맥락에 대한 자각을 기반으로 그 Vision에 형태와 기능을 부여한다.

Mark Weiser는 기술이라는 것이 자꾸 눈에 띄어 통제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에 아주 잘 엮여서 녹아 들어가 거의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으로 생각했다.

Mark Weiser는 전기를 예로 들었다. 즉, 전기는 어디든 있지만, 또 바로 옆 벽 속을 엄청나게 다니고 있지만, 사람들의 생각이 집중되는 순간을 빼앗지 않는다는 것이다. Mark Weiser는 그것을 “Calmness”라고 했다. 물론 MASERINTS가 Vision으로 가지고 있는 “Calmness”은 보다 확장된 뜻을 가지고 있지만 말이다.

Mark Weiser가 언급한 ‘Calm Technology’는 기술이 사람이 집중해야 하는 대상, 그 중심에 있지 않고 오히려 생각의 흐름이나 일상의 리듬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도움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도움을 준다는 것은 서비스의 영역 안에 있는 표현이다. 하지만 Mark Weiser가 이 글을 쓴 당시에는 그런 디지털 환경을 실제로 구축할 수 있는 디지털 도구가 존재하지 않았다. 디바이스들은 크고 투박하며 전력 소모가 심했고, 상황들로 이루어진 맥락에 대한 자각도 불가능했고 심지어 그렇게 빠르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더 진보된 도구들이 있고, MASERINTS가 이러한 디지털 도구들을 활용하여 Mark Weiser의 생각을 구체화해 가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엣지컴퓨팅은 PTS 근처의 디지털 공간 안에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한다. 그렇게 되면, 응답 속도가 빠른 것은 당연하고, 지연 시간이 적어지고, 중요한 것은 로컬로 프로세싱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프라이버시 문제가 강화되어 조용하고 눈에 띄지 않는 디지털 도구로 적합하다.

인공지능은 PTS가 요청하기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예측할 수 있도록 한다. 누군가 어두운 방에 들어와 피곤해 보이면 인공지능은 이를 해석하여 명령 없이도 조명을 부드럽게 높이거나 소리를 낮출 수 있다. 인간이 중심이 된 인공지능의 기능은 MASERINTS와 같은 디지털 환경에서는 필수적으로 필요한 상호작용 방식이다.

공간컴퓨팅은 PTS의 위치, 활동, 움직임을 추적한다. 섬뜩한 방식이 아니라, 디지털 공간이 지능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마치 주변 환경이 PTS를 인식하고 아무런 방해 없이 적응하는 것과 같다. MASERINTS에서는 PTS에게 보다 현실적인 방법을 지원과 도움을 제공하고 싶어하지만, PTS가 특별한 헤드셋과 같은 물리적인 부담을 주지 않는 방법으로 지원과 도움을 제공하기를 원한다.

실시간 상황들로 이루어진 맥락에 대한 자각은 MASERINTS가 사람의 위치뿐만 아니라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도 파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나? 집중하고 있나? 산만해 있나? MASERINTS는 그에 따라 환경을 조성한다. 이러한 실시간 상황들로 이루어진 맥락에 대한 자각은 매우 중요한데, MASERINTS 중의 한 터미널 디지털 환경은 이러한 상황들로 이루어진 맥락에 대한 자각의 결과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는 PTS의 상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주변 맥락의 변화는 매우 핵심적인 MASERINTS의 지원과 도움의 개념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이 PTS에 관련된 자료와 정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MASERINTS는 Mark Weiser의 꿈에 두뇌와 몸을 부여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실제로 Mark Weiser는 1999년 47세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더욱이 MASERINTS는 진정한 사람 중심의 디지털 환경을 Vision으로 가지고 있으며, 사람에 대한 존중과 타인을 위한 진정한 지원과 도움을 제공하는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Mark Weiser도 사용했던 사용자라는 용어 대신에 MASERINTS의 지원과 도움을 받아야 하는 주인공인 PTS(Person to be served)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물론 PTS에는 사용자라는 의미도 들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MASERINTS에서는 ‘서비스’라는 표현 대신이 지원과 도움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MASERINTS는 Mark Weiser의 생각에 근육과 신경을 부여해 사람에게 여유를 제공할 수 있는 그런 디지털 환경을 디자인하고 있는 것이다. 작게는 책상부터, 그리고 방으로, 그리고 거실로, 그리고 집으로 그리고 이웃으로, 그리고 도시로, 나라로 확장할 수 있는 것이다. MASERINTS의 디지털 환경 안에는 PTS밖에 없다. 물론 PTS가 되어야 지원과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PTS와 관련된 모든 대상은 PTS를 위해 PTS를 위한 지원과 도움을 받을 대상이 될 수도 있다.

MASERINTS가 Mark Weiser의 생각을 확장하는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첫째, MASERINTS는 PTS에 영향을 주지 않는 기술을 사용하여 Mark Weiser의 “기술이 보이지 않는 것”을 더욱 발전시킨다. MASERINTS는 물론 예외가 되는 특수한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고글, 핸드헬드 컨트롤러, 헤드셋 또는 자연스러운 행동을 방해하는 어떤 것도 사용하지 않게 된다. 이는 생각이 집중되는 순간을 빼앗고 관심을 끌기 위해 소리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속삭이는 기술을 요구하는 Mark Weiser의 주장과 일치한다.

그리고 Mark Weiser가 위치와 주변 환경에 따라 반응하는 디바이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암시했던 주변 맥락적 요소를 자각하고 알아차리는 것이 있다. 하지만 MASERINTS에서는 훨씬 더 확장된 개념을 적용하였다. MASERINTS는 PTS의 흔적을 통해 단순히 환경을 감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해하게 된다. 미묘한 패턴, 행동, 미세한 움직임, 심지어 주변 분위기까지 추적하고, 그 정보를 활용하여 주변의 맥락을 PTS를 위해 제공하고 Affordance를 충분히 제공하며, 이는 PTS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형성한다.

그리고 MASERINTS는 Mark Weiser의 Ubicomp 철학적 토대를 바탕으로 실시간 머신러닝, 엣지인공지능, 감정 감지, 행동 모델링을 더해서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바로 여기에 MASERINTS는 사람의 두뇌가 확장된 개념을 사용하여 만족시키게 된다. MASERINTS는 단순히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예측적이고 선제적인 기능을 제공한다.

이 Mark Weiser의 글 [The Computer for the 21st Century(1)]라는 글은 매우 오래 전에 쓰여진 것은 맞지만, 개념적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지금부터 사람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 즉 지원과 도움의 제공이 필요한 디지털 환경을 디자인해야 한다면 오히려 시의적절하고 중요한 개념이다. 이제는 그러한 개념들이 마침내 어느 정도는 구현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Mark Weiser가 기본적인 개념을 제시했다면, MASERINTS가 그 개념을 확장하고 실제로 디자인하는 것이다. Mark Weiser를 ‘기준선’을 그렸다면, MASERINTS 디지털 환경은 모든 스마트한 벽, 반응형 천장, 미세 조정 주변 디스플레이를 통해 ‘기준선’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MASERINTS에서 “기술이 백그라운드로 사라진다”는 것은 은유적인 의미가 아니라 실제 구축을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이다. Mark Weiser의 표현대로 “기술을 사라지게 하는 기술”이 가장 심오한 기술이므로 그러한 기술을 디지털 공간 안에서 가능하게 하려고 하는 것이다. 벽은 컴퓨터이고, 공기는 ​​센서이며, 공간은 인터페이스이다. MASERINTS는 이 사라짐을 위해 PTS의 전체 경험을 조율한다.

Mark Weiser는 필요할 때는 곁에 있고, 필요하지 않을 때는 보이지 않는 훌륭한 집사처럼 배경에 녹아 드는 기술을 상상했다. 바로 “사라짐”이라는 개념이다. PTS의 의식을 사로잡지 않고 조용히 PTS에게 지원과 도움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이제, 그 보이지 않는 기술이 그냥 조용히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무대 뒤에서 PTS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형성한다면 어떨까? 단순히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PTS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이끌어가는 것이다. 이끌어 간다는 것이 통제한다는 것이 아니라 원래 PTS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해 간다는 것이다. PTS는 만족하여 즐거워할 것이고, 사람답게 살면서 그런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MASERINTS는 PTS가 명령을 내리기 만을 기다리지 않는다. 디지털 공간은 PTS의 어떤 순간의 상황, 즉 제스처, 미세한 행동, 기분, Pattern을 감지하고 조명, 온도, 소리, 콘텐츠, 타이밍, 심지어 사회적 단서까지 미묘하게 조절하여 최대한 편안한 환경을 조성한다. 결국, MASERINTS의 디지털 환경은 “차분함(Calmness)”를 제공한다는 것이 조용하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PTS의 상황에 따라 의도적으로 PTS의 경험을 형성하기 위해 엄청나게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다만 그것이 PTS에게는 삶의 여유로 다가온다는 것이다.[Uneedhim1]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신과 잘 맞는 대상 쪽으로 가도록 되어 있듯이 PTS는 마치 모든 것이 왜 그런지 모른 채 그저 옳다고 느껴지는, 자신을 위해 주어진 공간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MASERINTS의 디지털 공간은 PTS를 위한 공간이므로 PTS는 자신도 모르게 그 공간에 존재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진실은 PTS가 있는 곳에 그 공간이 있다. PTS는 자신이 그 공간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미 그 공간은 PTS의 주변에 와 있다.

MASERINTS의 디지털 환경이 PTS의 경험을 조율할 때도 통제적인 방식이 아니라 깊이 공감하고 은밀하게 개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그러한 조율은 PTS가 원하는 방향이라는 것을 MASERINTS는 이미 알고 그것을 예측하고, 적응하고, 조화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단순히 사라지는 것을 넘어, 일상의 숨겨진 PTS를 위한 작곡가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조율에는 MASERINTS에서 MASERINTS 만이 제공하는 삶의 흐름의 Affordance를 터미널 디지털 공간에서 제공하게 된다. Affordance는 수동적인 환경을 꾸미는 것이 아니다. 즉, 기술은 PTS의 관심에서 사라지지만, PTS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MASERINTS는 PTS와 같이 삶을 살아가는 조용한 동반자라고 하는 것이다.

MASERINTS가 이룬 도약은 사라짐이 첫 번째 단계였고, 조율이 두 번째 단계이다. 그리고 맥락은 지휘자의 지휘봉이다. MASERINTS의 터미널 시스템은 Affordance를 제공하여 PTS의 주변 경험을 단순히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구체화할 수 있도록 해준다. PTS의 요구를 예측하고, 불안감을 해소해 주고, 마찰을 제거해 준다.

Mark Weiser는 생각을 제안했지만, 오늘날의 기술, 즉 멀티모달 센서, 딥러닝 모델, 감성컴퓨팅은 이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MASERINTS는 이 모든 요소들이 PTS를 위해 끊임없이 모이는 무대가 되며, 항상 PTS를 위해 지원과 도움을 줄 뿐, 결코 PTS를 통제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MASERINTS는 Mark Weiser가 예견했던 바로 그 “21세기의 컴퓨터”인 셈이고, 즉 마침내 살아 있고 복잡하며 반응하는 그러나 조용한 컴퓨터가 되는 것이다. Mark Weiser의 아이디어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 아니다. 그들은 MASERINTS가 그 아이디어를 최대한 발휘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1) The Computer for the 21st Century, Mark Weiser, 1991, https://www.lri.fr/~mbl/Stanford/CS477/papers/Weiser-SciAm.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