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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05. Herb Simon의 ‘컴파일링’

사라지는 것에 대한 인간의 심리학적 현상에 대한 것을 컴퓨터과학자이고, 경제학자인 Herb Simon은 ‘컴파일링(Compiling)’이라고 표현하여 처음에는 대상이 가지고 있는 특성으로 인해서 그 대상이 사람의 의식 속에 두드러지게 자리 잡게 되지만, 일단 사람이 자신의 주변에 대해 그 의식 행위를 해석과 이해가 됨으로써 그 대상의 특성에 더 이상 특별한 의식 행위가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새롭거나 특이하다고 느껴져서 무엇인가를 알아차린다. 벽에 걸린 밝은 빨간색 버튼처럼 주의를 끌게 된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이해되고 나면 더 이상 눈에 띄지 않게 된다. 두뇌는 더 이상 그것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저 배경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Herb Simon이 ‘컴파일링’이라고 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컴파일링’은 두뇌가 새로운 것을 자동적으로 무엇인가로 바꾸는 것이다. 처음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울 때 페달 하나하나, 흔들림 하나하나까지 생각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생각 없이 자전거를 타게 된다. 특별한 관심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즉 그렇게 되면 전혀 복잡하지 않게 되고 사실 아주 자연스럽기까지 한다. Herb Simon의 핵심 아이디어는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배우고 익숙해지면, 더 이상 그 대상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고, 그것이 ‘컴파일링’이다.

Herb Simon은 이 ‘컴파일링’이란 용어를 컴퓨터과학 분야에서 빌려 온 것이다.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래밍 코드를 작성할 때 보통 ‘하이 레벨(High-level)’ 언어, 즉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작성한다. 하지만 컴퓨터가 그 코드를 실행하기 전에는 ‘기계어(Machine Language)’로 ‘컴파일링’해야 하는데, ‘기계어’는 더 빠르지만 사람이 읽기에는 훨씬 어렵다. Herb Simon은 이것을 사람들의 마음이 작동하는 방식에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충분히 잘 배우면 두뇌가 그것을 일종의 ‘컴파일링’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 예를 들어 자동차 운전을 처음 배울 때는 모든 작은 단계까지 의식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브레이크는 어디 있지? 얼마나 밟아야 하지? 자동차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 것이지?” 이렇게 작은 변화에 대한 결정들에 압도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작은 결정들은 사라지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그런 여러 가지 결정이 없어지거나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저 더 이상 인지하지 못하게 되고 알아차리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두뇌가 복잡한 일련의 행동을 일종의 정신적 ‘기계코드(Machine Code)’로 변환, 즉 ‘컴파일링’해 놓았다는 것이다. 이 코드는 백그라운드에서 원활하게 작동하여 의식적인 주의, 즉 의식적으로 생각이 집중되는 순간을 다른 것에 할애할 수 있게 해 준다. 예를 들어 운전하면서 마트에서 장 볼 목록을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사라진다는 것’은 익숙함과 숙달에 대한 것일 수 있다. 두뇌가 경험을 최적화하는 방식에 대한 것이다. 신발끈 매기, 양치질, 심지어 책 읽기까지 생각해 보면, 예전에는 이런 것들 하나하나에 모든 온전한 집중이 필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자동적으로 대부분의 행동이 이루어진다.

Herb Simon이 말했던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사람은 무엇인가, 특히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것에 익숙해지면서 그것을 정신적으로 압축하고 자동화한다. 세부적인 과정은 의식에서 사라지고, 남는 것은 결과뿐이다. 심리학적으로 ‘덩어리 경험(Chunking Experience)’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 작은 부분에서는 달인이 되어 있는 셈이다.

Mark Weiser가 Ubicomp에서 “기술이 삶에 완전히 엮어져 녹아 들어가면 사라진다”고 말했던 것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Mark Weiser가 생각하는 Ubicomp은 Herb Simon이 생각하는 ‘컴파일링’과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다. 두 경우 모두, 복잡하고 한때 까다로웠던 것들이 일상의 흐름에 너무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더 이상 관심을 끌지 못하게 된다. 정확히 말하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저 마음속 백그라운드로 녹아 들어 가는 것뿐이다. 그것이 바로 ‘심리학적으로 사라지는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럼, MASERINTS에서는 ‘컴파일링’된 것들이 MASERINTS의 지원과 도움을 받아야 하는 주인공인 PTS(Person to be served) 주변 맥락적 요소들의 일부 구성원이 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의식 속에 깊게 자리잡지는 않겠지만 강력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컴파일링’은 주변 컴퓨팅과 같은 정신적 기능이다. 나의 생각이 일상적인 것들을 한계까지 밀어냄으로써 공간을 비우는 방식이다. 그리고 무엇인가가 주변으로 사라지게 되면, 그것은 큰소리로 외치지 않고도 사람들의 행동을 부드럽게 인도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처음 스마트폰을 사용했을 때는 잠금 해제, 스와이프, 앱 실행 방법을 알아내는 데 많은 노력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날씨를 확인하고, 메시지에 답하고, 음악을 잠시 멈추게 하는 것을 거의 생각 없이 할 수 있다. 머릿속으로 명령을 내리기도 전에 손가락이 먼저 움직인다. 이 모든 상호작용이 근육 기억과 두뇌 속의 ‘덩어리 경험’으로 축적된 것이다. “이제 날씨 앱을 열어야지”라고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화면을 힐끗 보기만 하면 된다. 이것이 바로 ‘컴파일링’이다. 의식적인 단계가 무의식적인 유창함으로 바뀌는 과정인 것이다.

MASERINTS에서는 이 원리를 활용할 수 있으며 오히려 필수적이다. MASERINTS는 PTS가 두뇌의 생각이 집중되는 순간에 무엇이 있는지, 또 무엇이 들어갈 것인지, 혹은 무엇이 들어가야 하는 것인지를 생각하고 예측하면서 PTS의 관심거리와 주의력을 존중하는 디지털 공간을 구축하는 것이다. VCC(Virtual Created Context)나 VEB(Virtually Expanded Brain)처럼 MASERINTS가 제공하는 지원과 도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스스로 ‘컴파일링’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처음에는 PTS가 이를 알아차릴 수도 있다. 하지만 천천히 MASERINTS의 VCC나 VEB에 적응하고, PTS의 디지털 트윈인 VPTS(Virtual PTS)가 성장함에 따라 PTS는 더 이상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 스마트한 디지털 공간을 탐색하는 방법, 심지어 요구나 필요를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의식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 MASERINTS가 알아서 처리해 주기 때문이다. PTS는 그저 여느 때처럼 살아가면 된다.

MASERINTS는 PTS들의 습관과 일상처럼 PTS들이 무슨 일을 할 때 지원과 도움이 의식에서 사라지게 하는 법을 배우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PTS가 자신의 삶에 더 충만하게 관여하도록 도와준다. 그러니까 ‘사라진다는 것’은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변화이다. MASERINTS의 디지털 공간이 PTS의 삶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프로그램 내의 ‘컴파일’된 코드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성능에 필수적인 것처럼, 마음 속이나 스마트한 디지털 공간에서의 ‘컴파일’된 경험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아하고 편안한 삶에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이것이 바로 MASERINTS의 Vision이다.

Herbert Simon은 ‘컴파일링’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Mark Weiser는 [The Computer for the 21st Century]라는 글에서 Herbert Simon은 “기술이 사라지는 것”과 같은 현상을 ‘컴파일링’이라고 불렀다고 했다. Mark Weiser는 이런 현상을 심리적으로 사라지는 것이라는 의미로 사용한 것이다. Herbert Simon은 전문가들이 복잡한 사고를 빠르고 거의 자동화된 패턴으로 축소하는 방식을 강조했다.

원래 ‘컴파일링’이라는 개념은 다음과 같은 것에서 비롯되었다. 컴퓨터 프로그램이 더 빠르게 실행되도록 ‘기계코드’로 ‘컴파일링’되는 것처럼, 반복되는 정신적 과정은 더 이상 단계별 의식적 사고를 필요하지 않게 내재화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체스의 그랜드 마스터는 가능한 모든 수를 의식적으로 계산하지 않는다. 대신, 경험을 통해 인식 패턴이 거의 즉각적으로 결정을 내리도록 이끈다.

Herbert Simon의 연구에 따르면, 일단 프로세스가 ‘컴파일’되면 의식적 자각에서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 걷는 방식, 책을 읽는 방식, 타이핑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그냥 행동한다. 그 노력은 전면에서 사라진다. 이것은 심리적으로 사라지는 것이 핵심이다. 한때 요구되었던 일이 배경으로 밀려나 더 높은 수준의 작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즉, 심리적으로 사라지는 것은 학습된 과정이 너무 자연스러워져서 사람들이 더 이상 알아차리지 못할 때 발생한다.

■ Herbert A. Simon, https://en.wikipedia.org/wiki/Herbert_A._Simon

■ Herbert Simon, https://thedecisionlab.com/thinkers/computer-science/herbert-simon

■ Herbert Simon, https://www.chessprogramming.org/Herbert_Simon

■ Hierarchy and History in Simon’s “Architecture of Complexity”, PE Agre, 2003, https://pages.gseis.ucla.edu/faculty/agre/simon.html

■ Models of My Life, Herbert A Simon, The Rabbit Hole, Feb 22, 2024, https://blas.com/models-of-my-life

■ Bounded Rationality, G Wheeler, 2018, https://plato.stanford.edu/entries/bounded-rationality

■ 50 Years as Carnegie Mellon University, Herbert Simon, https://www.cmu.edu/50/founder-stories/story-simon.html

■ A Life of the Mind: Remembering Herb Simon, Apr 22, 2001, https://www.psychologicalscience.org/observer/a-life-of-the-mind-remembering-herb-simon

■ The Computer for the 21st Century, Mark Weiser, 1991, https://www.lri.fr/~mbl/Stanford/CS477/papers/Weiser-SciAm.pdf

■ Calm Tech, Then and Now, John Seely Brown, https://medium.com/re-form/calm-tech-then-and-now-deddb05697c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