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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04. 사라짐이 주는 보이지 않는 힘

MASERINTS의 디지털 공간에서는 기술이라는 것이 어느 곳이라도 존재하고, 그러한 기술들이 사람들의 의식에서 사라지게 되어 보이지 않게 되는 그러한 디지털 공간이 된다. 여기서는 MASERINTS의 지원과 도움을 받아야 하는 주인공인 PTS(Person to be served)와의 상호작용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게 된다.

사방에 편재해 있는 수많은 보이지 않는 컴퓨터 디바이스들, 그들과 같이 구성된 터미널 시스템들이 내뿜는 컴퓨팅으로 이루어진 디지털 공간에서는 항상 PTS와 어떤 상호작용이 요구되고 그 순간 어떤 지원과 도움이 어떻게 제공되는 지가 더욱 중요하게 여겨진다는 것이다. 이런 기술들이 결국 MASERINTS에서 달성되어야 할 가장 심오한 기술인 것이다.

MASERINTS의 디지털 공간은 개인화된 디지털 공간과 공유된 디지털 공간으로 나뉘며, 두 공간 안에서의 PTS와의 상호작용과 제공되는 지원과 도움에는 어느 정도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두 디지털 공간 모두 PTS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지원과 도움을, 의식에서 사라진 기술들이 PTS에게 언제 어디서라도 필요한 지원과 도움을 제공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그러한 기술들이 사람들의 일상의 삶 속에 스며들고 녹아 들어가 사람들의 일상 생활 속에서 기술 그 자체가 의식적으로 구별이 되지 않을 때까지 사람들의 일상 생활과 엮어지고, 어우러지고 결을 같이하여 사람과 삶을 항상 같이 동행하는 동반자 기술이 되는 것이다. MASERINTS는 모든 PTS들과 같이 삶을 동행하며 지원과 도움을 제공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사람들이 기술과 자연스럽게 살 수 있는 환경이 고려되어야 한다. 즉, 손에 익어 습관화된 좋은 도구로서의 기술들도 좋고, 공간이 개인화될 수 있도록 편재된 진정한 의미의 ‘퍼스널 컴퓨팅’, 컴퓨터 디바이스들이 사람들의 일상 생활의 백그라운드로 사라지지만, PTS를 중심으로 PTS의 삶과 같이 살아 가는 그러한 진정한 ‘퍼스널 컴퓨팅’을 이루는 MASERINTS의 세상이 제공되어야 한다. 그런 것이 Mark Weiser가 진정한 Calm Technology에서 추구하고자 했던 세상이 아닐까?

이런 세상이 소위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조금 바꾼다고 이루어질 수는 없다. 그리고 지금까지 해오던 생각의 방향을 조금 틀었다고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Mark Weiser는 컴퓨터과학계가 완전히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제대로 된 방향으로 완전히 모든 생각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제 사람들이 Mark Weiser가 언급한 대로 ‘퍼스널 컴퓨팅’의 진정한 의미를 되찾을 때가 된 것이다. PTS에게 진정으로 ‘퍼스널’로 주어지는 컴퓨팅의 의미를 알아 차릴 때가 된 것이다.

Mark Weiser가 언급했듯이 지금 눈에 보이는 컴퓨터 디바이스들이 최종적인 미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니다. 화려하고, 매력적이고, 신기하고, 재미있기까지 한 눈에 보이는 휴대폰이든, 로봇이든 이런 컴퓨터 디바이스들은 단지 과도기적일 뿐이라는 것이다.

결국에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접하게 되는 컴퓨팅이라는 것이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어우러져 들어가 사람들이 자신들의 주변에 있는 컴퓨터 디바이스가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완전하고 보이지 않게 삶의 일부분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결국에는 그런 환경을 원하기 때문에 그렇게 방향을 틀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MASERINTS는 세상 속의 존재하는 컴퓨터 디바이스들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생활 속에서 좋은 도구가 주는 자연스러운 존재가 되도록 고려할 것이고, 자연스러운 사람의 삶의 환경을 위해 개인화를 고려하고, 진정한 개인화를 이루어 모든 서비스가 PTS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도록 컴퓨터 디바이스 그 자체를 사람들의 매일의 일상 생활 속으로 의식의 백그라운드 속으로 사라지도록 디자인될 것이다.

무엇인가 사람의 의식 안에서 사라지게 된다는 것은 기술적인 발달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심리적 현상의 중요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즉, 사람들이 어떤 것을 충분히 잘 배우고 습관처럼 손에 익어 버리면, 그 대상들에 대한 의식적인 행위가 중단되거나 줄어들게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아주 자주가는 프랜차이즈 음식점들은 간판을 완전히 읽지 않아도 힐끗 한번 쳐다보는 것으로 그 때 필요한 정보를 흡수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기술의 사라짐을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MASERINTS의 디지털 공간 안에도 이러한 좋은 도구로서 사라진 기술을 포함하게 된다.

PARC의 John Seely Brown은 주변부(Periphery)라고 했는데, 넘쳐나도록 정보가 밀려오더라도 모든 것을 생각이 집중되는 순간의 중심부에 두지 않고 주변부에 둠으로써 더욱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며, 주변부에 있는 대상들은 저절로 의식 안에서 사라져 보이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1) Designing Calm Technology, Mark Weiser & John Seely Brown, December 1995, https://calmtech.com/papers/designing-calm-technology

■ The Computer for the 21st Century, Mark Weiser, 1991, https://www.lri.fr/~mbl/Stanford/CS477/papers/Weiser-SciAm.pdf

■ Calm Tech, Then and Now, John Seely Brown, https://medium.com/re-form/calm-tech-then-and-now-deddb05697cf

■ Keeping It Simple, Bringing Design to Software, John Seely Brown and Paul Duguid, 1996, https://hci.stanford.edu/publications/bds/7-brown.html

>> John Seely Brown은 이 글에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를 디지털 공간을 창조하는 매개체로, 그래서 설계자는 몇 개의 기능을 더 만들까 고민하기 보다는 사람들이 실제로 살아가고, 일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공유된 맥락을 이해하고 담으려고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들의 관심과 주의력을 존중하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디지털 공간을 구축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야 하는 것이며, 드러나서도 안되고, 당연히 거추장스러워서도 안되며, 사람들의 일상의 배경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도록 디자인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Mark Weiser가 “The Computer for the 21st Century”에서 컴퓨터가 환경 속으로 물리적으로 혹은 사람들의 의식 속에서 사라지는 현상에 초점을 맞춘 반면, John Seely Brown의 글은 그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소프트웨어에 담겨 있는 정신과 디자인에 주목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분명 Calm Technology라는 컴퓨팅의 핵심 개념을 공유하고 있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컴퓨터가 많아질수록 사람들의 시야에서 점차 사라져야 한다고 믿었다. 이들이 믿었다는 것은 기술이 그렇게 바뀌어야 한다는 것도 있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고정관념에 젖어 세상에서 주는 기술적 산출물에 젖어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사람답게 사는 일상을 원하게 되어 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바꾸기를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John Seely Brown도 Mark Weiser의 Ubicomp에서 주장한바 대로 기술이 눈에 보이지 않게 되더라도, 그 영향이 인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도록, 인간에게 도움이 되고, 지원적이며, 존중하는 방식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요한 인간 중심적인 방법론을 제공하고 있다.

John Seely Brown은 소프트웨어의 핵심 기능뿐만 아니라 그 주변의 미묘한 세계, 즉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의존하는 모든 것에 주목하라고 권한다. John Seely Brown은 소프트웨어 설계자들에게 결과적인 디지털 산출물을 같은 방식으로 바라보라고 권한다. 순수한 기능성을 넘어 주변 단서, 문화적 관습, 그리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암묵적인 지식을 디자인에 어떻게 녹여낼 수 있는지, 그렇게 함으로써 기술이 복잡하고 불투명한 것이 아니라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느껴지도록 만들 수 있는지 살펴보라는 것이다.

그는 ‘단순함’이란 오히려 사물을 기본적인 기계적 요소로 분해하는 것이 아니라, 맥락과 내용이 어떻게 서로를 뒷받침하는지, 사람들의 일상의 움직임의 패턴을 어떻게 복잡한 시스템에 일관되도록 의미를 부여하는지, 그리고 디자인이 모든 세부 사항을 명시적으로 규정하려 하기보다는 이해될 여지를 의도적으로 남겨두는 방식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한다.

John Seely Brown은 좋은 디자인이란 단순히 공학적 기능을 점점 더 많이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 속에서 기술적 산출물이 인간적인 습관과 경험을 존중해야 하며, 상호작용하며 지내는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야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상호작용할 때 많은 부분이 생략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