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 Weiser는 “Riding on a Sea of Calm(1)”에서 단순히 어떤 기술적인 가능성에 대한 설명을 한 것이 아니라, 인간 중심 디지털 공간의 미래에 대한 섬세하면서도 심각한 성찰을 유도하고 있다.
진정한 “인간 중심”의 디지털 공간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나를 이용하기 위해 나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주는 것인지, 아니면, 진정으로 나 만을 위한 공간이기에 내가 중심이 되는 것인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즉, 내가 디지털 공간의 설계자로써, 혹은 Storytelling을 만들어가면서 이기적인가 아니면 이타적인가 하는 성찰을 끌어낸다는 것이다.

이 글은 디자인, 심리학, 철학, 그리고 기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구성된 일종의 선언문과도 같다. 다시 말해, 이 글은 몸에 자연스럽게 익숙한 가구, 또한 햇빛이 적당히 느껴지는 방처럼, 조용히 도움을 주는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기술이 인간의 주의력, 집중력, 그리고 정신적 균형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디지털 공간과 함께 세상에서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또한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 등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Mark Weiser는 디지털 공간이 인간의 삶에 개입하는 방식에 있어 급진적인 변화를 주장한다. 급진적이라는 것이 주의력을 강하게 요구하는 존재라는 의미가 아니라, 인간의 의도를 부드럽게 지지하는 조용하고 반응적인 흐름으로서 말이다. 이러한 변화는 그 중심에 있는 사람에게는 결코 자각되지 않는 그런 변화가 될 수도 있다.
이 글의 핵심은 ‘Calm Technology’라는 개념이다. 이 글에서 그 개념이 구체적으로 그리고 더욱 생생하고 섬세하게 표현된다. ‘Calm Technology’는 단순히 조용히 침묵하거나 수동적인 성격에 관한 것이 아니라, 삶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결을 따라 자연스럽고 매끄럽고 원활하게 개입하도록 해야 하며, 그렇게 남게 되는 존재여야 한다는 것이다. 즉, 사람들의 삶의 사이사이에 모두 끼어들지만, 그렇게 끼어들었는데도 사람들의 생각이 집중되는 순간의 중심부과 주변부 사이를 재빠르고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오갈 수 있는 디지털 공간을 구축하여, 사람들이 디지털 도구에 의해 끊임없이 방해받거나, 주의가 산만하게 되거나, 압도당하지 않고, 그저 사람들 각자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 Mark Weiser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Ubiquitous computing will require a new approach to fitting technology to our lives, an approach we call calm technology.”
Mark Weiser가 Ubicomp은 기술을 사람들의 삶에 맞추는 새로운 접근 방식, 즉 Calm Technology를 요구할 것이라고 썼을 때, Mark Weiser는 컴퓨터와 사람들이 공존하는 방식 자체를 재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기술이 사람들의 삶의 모든 구석, 가정과 직장, 심지어 생각의 공간까지 스며들면서 과거처럼 시끄럽고 주의력을 요구하는 기계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기술이 도처에 존재하게 된다면, 오히려 그 기술은 필연적으로 부드러워져야 한다.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존재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배경에 존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기술이 사람들에게 컴퓨터의 요구에 적응하도록 요구하는 대신, 기술은 사람들의 삶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녹아 들도록 스스로를 재구성해야 한다. 결국 설계자의 몫은 개념적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모든 것을 이타적인 마음을 가지고 디자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Mark Weiser가 진정으로 말하려는 것은 미래는 관심을 갈구하는 그런 컴퓨터 디바이스 위에 세워질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하루 종일 알림, 지시, 그리고 번쩍이는 화면에 반응하며 하루를 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주의력은 취약하고, 평온함은 쉽게 흔들린다. 그래서 Mark Weiser는 기존과는 다르게 컴퓨터가 조용히 지켜보고, 말없이 도움을 주며, 진정으로 필요할 때만 나서는 그런 세계를 제안하게 된다. Mark Weiser는 사람의 정신을 존중하고, 집중력을 보호하며, 디지털 방해에 시달리거나 쫓기거나 압박감을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원한다.
Calm Technology는 약하거나 수동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조용히 존재할 만큼 강하고, 과시하지 않을 만큼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기술은 사람이 자신의 삶의 중심에 머물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MASERINTS에 적용하면,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청사진과 같은 역할을 한다.
MASERINTS는 MASERINTS의 지원과 도움을 받아야 하는 주인공인 PTS(Person to be served)의 필요를 해석하고, 위험을 예측하며, 지원을 제공하는 지능적인 환경으로 PTS를 둘러싸도록 디자인되었다. 하지만 MASERINTS가 이러한 역할을 시끄럽게 수행하려 한다면, 즉 끊임없이 연산 과정을 드러내거나, 감시하고 있음을 상기시키거나, 극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MASERINTS가 제공하고자 하는 편안함 자체가 무너질 것이다.
PTS는 보호받는다는 느낌보다는 감시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자유롭다는 느낌보다는 통제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Mark Weiser의 말은 명확한 방향을 제시한다. MASERINTS는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차분하고 안정적인 존재로써 기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MASERINTS에게 있어 ‘평온함’, ‘차분함’이란 상대방의 속도, 감정의 리듬, 고요함을 향한 마음, 그리고 일상생활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시간을 한 발짝 물러나 상대방이 방해받지 않고 숨을 쉬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개입이 편안함, 명확성 또는 안전을 줄 때만 앞으로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MASERINTS는 상대방 삶을 받쳐주는 부드러운 토대와 같은 존재가 된다. 항상 지지하고, 거의 방해하지 않으며, 항상 이끌어 주지만 명령하지 않는다. MASERINTS의 지성은 얼마나 많이 말하는 가가 아니라 얼마나 현명하게 침묵을 선택하는 가에서 드러난다.
Mark Weiser의 통찰력은 MASERINTS를 이해심이 가득 차 있으면서도 평화로운 분위기를 조성하도록 이끌어준다. 이곳은 PTS가 공간이 세심하지만 간섭하지 않고, 유능하지만 강요하지 않으며, 보호하지만 통제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낸다.
결국, Calm Technology란 컴퓨터를 침묵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존중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념을 바탕으로 탄생한 MASERINTS는 사람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공간, 세상이 그들을 부드럽게 지지하는 공간, 그리고 기술이 마침내 과도하지 않게, 그리고 압도적이지 않게 지원과 도움을 제공하는 법을 배우는 공간이 된다.
Mark Weiser가 생각한 사람들의 주의력
Mark Weiser는 사람들의 주의력이 이분법적이지 않다고 강조한다. 주의력은 단순히 켜졌거나 꺼졌거나, 집중되었거나 집중되지 않은 것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스펙트럼 형태로 존재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어울릴 것이다.
사람들의 자각할 수 있는 능력은 무대 위의 배우와 같다. 몇몇 중요한 배우만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나머지, 즉 무대 디자인, 조명, 멀리서 들리는 목소리는 계속 주변에 머물러 있게 된다. 하지만 주인공은 밝은 스포트라이트 안에서 무엇인가 이 무대를 위해 변하고 있다는 것은 자각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주변 요소들은 중심적인 행동이 어떻게 해석되고 경험되는지 그것에 심오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주변적인 요소는 그저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디지털 공간의 주인공인 사람들에게 어포던스를 제공해야 하며, 자주 직접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맞춘 것보다 감정적, 인지적으로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러한 심리적 깨달음은 디지털 공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Mark Weiser가 이 글을 쓸 때도 그랬지만, 오늘날도 대부분의 디지털 도구는 사람들의 주의력을 갈구한다. 알림, 경고, 업데이트, 깜빡이는 불빛과 같은 기술적 산출물들은 자주 차분함과 고요함, 성찰, 그리고 몰입을 희생하면서까지 사람들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그런데 Mark Weiser는 이와는 정반대를 주장하는 것이다. 기술적 산출물들은 사람들의 주의력의 자연스러운 리듬을 존중하고 그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도구들은 요구하지 않아도 정보를 제공해야 하고, 통제하지 않아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랑하는 사람이 근처에 있으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조명이 은은하게 비추도록 조정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좋아하도록 방을 따뜻하게 만들어 놓고, 사랑하는 사람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하고 있으면서 다른 지원과 도움이 필요가 없을 때는 조용히 백그라운드로 사라졌다가 지원과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원과 도움이 필요할 때만 조심스럽게 나타나는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생각해 보면, 이러한 것들은 환상적인 Vision도 아니다. 공감, 심리적 조율, 그리고 인간에게 진정으로 지원과 도움을 준다는 것의 의미를 새롭게 구상하는 데 뿌리를 둔 디자인일 뿐이다.
언급된 각주의 내용
(1) Riding on a Sea of Calm, Mark Weiser & John Seely Brown, World Link, 1998, pp. 4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