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Mark Weiser’s Quest for Calm Computing(1)”라는 글을 읽고 정리해 본 것인데, John Tinnell의 책, “The Philosopher of Palo Alto(2)”와 함께 설명이 이어진다.

Mark Weiser와 Alan Kay 사이의 오랜 갈등은 MASERINTS의 위치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망설이게 하는 명백한 딜레마를 제시한다. Mark Weiser는 일상생활의 배경에 녹아 드는 컴퓨팅을 구상한 반면, Alan Kay는 인간의 사고와 표현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매우 개인적이고 친밀한 형태의 컴퓨팅을 주장했다. 언뜻 보면 이 두 입장은 양립이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MASERINTS는 이 둘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다.
MASERINTS는 기존의 컴퓨터와는 달리,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주인공, 즉 PTS(Person to be served)와 함께 동행하는 집사 같은 동반자처럼 반응하는 디지털 공간이다. 독립적인 컴퓨터가 아닌 ‘공간’이기 때문에 MASERINTS는 Alan Kay가 주장했던 ‘친밀함’을 구현할 수 있다. 즉, PTS의 의도, 맥락, 그리고 내면의 활동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동시에, 개별 컴퓨팅 디바이스가 주변부로 물러나 조용히 백그라운드에서 작동하며 일상적으로 자각하기에는 거의 보이지 않게 됨으로써 Mark Weiser의 Vision도 실현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MASERINTS는 추상적인 형태로만 존재할 수는 없다. MASERINTS는 항상 PTS를 중심으로 하는 ‘개인화된 연산작업’인 UCA(Ubiquitous Computational Access)를 유지해야 하므로, PTS 가까이에 위치시키기 위해 물리적 매체, 즉 컴퓨팅 디바이스가 필수적이다. 이 디바이스가 어떤 물리적인 인터페이스 역할을 하거나 PTS의 신원을 드러내지 않는다. 대신, MASERINTS가 지원, 도움, 그리고 지속적인 존재감을 제공하는 조용한 통로 역할을 할 수 있다.
평소에는 이 매체가 눈에 띄지 않게 유지된다. 하지만 PTS가 고립되는 응급 상황과 같은 비상 상황에서는 그 역할이 달라진다. 이 매체는 PTS가 구조될 때까지 지속적인 연결과 지원을 유지하는 동반자가 된다. 그리고 모든 것이 끊긴 상황에서는 집사 같은 동반자인 MASERINTS가 있게 될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MASERINTS는 친밀함과 보이지 않음을 조화롭게 구현하며, 항상 가까이 있고, 항상 주의를 기울이지만,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이렇게 MASERINTS는 두 세계를 모두 아우른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깊이 생각해 볼 만한 부분은 ‘친밀함’이 단순히 ‘자아감’을 침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친구가 나를 조정하기 위해 나와 친해질 수는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친구의 속마음에 달렸듯이,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설계자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즉, 친밀하지만, 자아감을 침해하지 않도록 디자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MASERINTS는 좋은 동반자가 되고자 한다. MASERINTS는 PTS의 정체성을 조종하여 바꾸려 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집사 같은 동반자가 되어 PTS를 돕기 위해서 MASERINTS는 PTS에 대해 충분히 알고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모든 최종 결정은 PTS에게 달려 있다. 물론, 도덕적, 윤리적 문제에 있어서 MASERINTS는 PTS가 평소와 다르게 행동하려 할 때를 감지할 수 있다. 그런 경우 MASERINTS는 PTS의 디지털 트윈인 VPTS(Virtual PTS)로부터 데이터와 정보를 받아 VCC(Virtual Created Context) 또는 VAFF(Virtual Affordance)를 사용하여 PTS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도록 유도한다. 이는 MASERINTS가 PTS를 조종하거나 통제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VPTS는 원래 PTS가 자신의 본질을 유지하기를 PTS가 바란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PTS가 본래의 정체성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이면 MASERINTS는 그에 따라 PTS를 인도하게 된다.
그러나 PTS가 자신의 특별한 의도로 그러한 생각과 행동을 할 경우, MASERINTS는 궁극적으로 PTS의 결정을 따른다. MASERINTS는 Mark Weiser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지만, Mark Weiser가 MASERINTS에 대해 “불쾌감”을 느끼길 원하지 않는다. MASERINTS는 두 개념 모두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Alan Kay는 또한 컴퓨터를 인간의 지성을 증폭시킬 수 있을 만큼 강력한 디바이스로 보는 개념에 매료되어 있었던 것 같은데, 컴퓨터가 가져야 할 유연성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 수가 없다. 그가 ‘친밀함’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을 때, 그는 다음과 같은 컴퓨터를 상상했을 것이다. 컴퓨터가 나의 생각하는 방식을 파악하고 배우고, 나의 스타일에 적응하여 맞춰지며, 나의 정신의 연장선처럼 확장된 부분으로 느껴지고, 거의 또 하나의 추가된 인지 기관처럼 느껴지는 컴퓨터로 말이다. 이것은 대단한 친밀함과 신뢰에 관한 이야기이다.
컴퓨터는 마치 모든 것을 기억하면서도 해석하고 예측하여 나를 깊이 이해한다는 것이다. Alan Kay에게 친밀함은 컴퓨터를 함께 생각하는 도구로 여기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이것이 Alan Kay가 컴퓨터를 사람들의 삶에 유연하게 다가오는 디바이스로 생각했다면, MASERINTS도 이런 부분이 개념적 디자인에 들어가 있다. 즉, 미리 정해진 한 가지 방식대로만 생각하거나 일하도록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이 컴퓨터에 적응하도록 요구하는 대신, 유연한 시스템은 사람들의 목표와 상황, 그리고 변화하는 요구에 맞춰 적응하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종이라는 것이 들어가게 되어 있다.
그런데, Mark Weiser가 이 단어를 거부했던 것은, Mark Weiser는 그러한 종류의 친밀함이 위험하고, 심지어 건강에 해롭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Mark Weiser는 컴퓨터가 나의 삶을 내 스스로 살아가도록 내버려 두는 대신, 나의 생각이 집중되는 순간을 요구하고 컴퓨터의 논리 속으로 나를 끌어들일 위험이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즉, Alan Kay가 말하는 친밀함은 결코 집사와 같은 동반자가 가지는 그런 유연함이 없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그리고 Mark Weiser는 컴퓨터가 전기나 배관처럼 내 의식의 백그라운드 속으로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필요할 때는 거기에 있고, 필요하지 않을 때는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주장했었다.
그리고 Mark Weiser에게 ‘친밀함’은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컴퓨터가 사용자의 자아의 일부가 되는 것을 뜻했고, Mark Weiser는 그것을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Mark Weiser에게 친밀함은 컴퓨터가 사람들의 정체성에 너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Mark Weiser의 우려는 시스템에 대한 우려이기 보다는 그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사람에 대한 우려가 아닐까?
언급된 각주의 내용
(1) Mark Weiser’s Quest for Calm Computing, Hans Sandberg, Jan 3, 2025, https://open.substack.com/pub/nordiclink/p/mark-weisers-quest-for-calm-computing
(2) The Philosopher of Palo Alto: Mark Weiser, Xerox PARC, and the Original Internet of Things 022675720X, 9780226757209, https://ebin.pub/the-philosopher-of-palo-alto-mark-weiser-xerox-parc-and-the-original-internet-of-things-022675720x-978022675720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