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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006.10. 성숙되지 않은 ‘Ubicomp’

산업체에서는 유행어처럼 번지는 ‘유비쿼터스’라는 표현을 잘 활용한다. 주변에 보면 지금까지 사용해 오던 표현 앞에 ‘유비쿼터스’라는 말이 접두사처럼 붙어서 사용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표면상에는 Ubicomp 시대에 걸 맞는 것이라지만 이전 것보다 더 화려하고 더 매력적으로 만든 또 다른 기술의 산출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경험이 있었다. ‘유비쿼터스’라는 표현이 앞에 붙어 전시된 대형 텔레비전이 대기업 전시관에 있었다. 소리가 웅장해서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 의자에 앉으면 정말이지 생생한 영화를 볼 수 있을 정도였다. 대부분 한 사람을 위한 시스템으로 존재하게 되며, 매우 고가의 멋있는 시스템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기분을 유지하려면, 계속 그렇게 앉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디자인한 사람은 Ubicomp 디지털 환경에 걸 맞는 시스템을 잘 몰랐거나 아니면 사람이 움직이면 사람의 눈도 귀도 같이 움직인다는 것을 깜빡 했나 보다. 사람이 눕거나, 한 쪽 벽에 기대서게 되면, 사람의 눈도 사람의 귀도 따라 간다. 그렇게 되었을 때 입체감이 그래도 살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위의 예와 같이 특정한 장소에 가야지만 대단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 MASERINTS의 지원과 도움을 받아야 하는 주인공인 PTS(Person to be served)가 아닌 ‘사용자’의 입장이 되어 100% 그 곳으로 가야 그 기술적 산출물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인 것이다. 이 때의 ‘서비스’는 기술적 산출물의 기능과 거의 같은 의미이다.

이렇게 소리나 텔레비전 화면이 사람을 쫓아다니지 않으면, 이전에 소개한 이야기 속의 냉장고처럼 PTS와는 ‘온라인’화는 완전히 되지 않고, 많은 부분이 ‘사용자’가 되어 일정한 장소로 가야지만 그 시스템의 진가를 볼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된다. 혹시 제품이 고가인 이유가 그 시스템이 설치되기 위해서 특별히 고안된 고가의 장소와 공간이 필요하고, 그러한 공간이 있어야 그 시스템의 진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까? 하드웨어에 관련된 기술적인 발전은 이루었지만, 그렇게 값이 비싼 고가의 장비가 ‘사용자’에게는 얼마나 많은 즐거움을 줄 수 있을 지는 의문이 든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시스템에 “Ubiquitous Computing”이라는 표현이 붙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예를 드는 것은 Ubicomp에 대한 이해는 개념의 확실한 이해가 가장 중요한데 산업체에서 광고하는 여러 표현들을 보고 자칫 혼란스럽게 할 수도 있고, 또 잘못된 개념을 습득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또 다른 예를 들어 보겠다. 로봇이 점점 사람들 생활 주변에 많아지고 몇 년 후면 집안에 로봇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하는 이야기를 텔레비전 등 여러 곳에서 들어왔다. 그런데, 왜 있어야 하는지도 모르는 로봇을 그냥 집에 놓아두고 거추장스럽게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로봇이 집 안에 있게 되면 무엇을 한다고 왔다 갔다 하게 될 터인데, 조용한 삶 속에 얼마나 거추장스러운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조심스럽게 ‘맥락’라는 개념을 꺼내어 본다. 로봇을 사용한다는 개념은 알 수 있다. 또 로봇이 무엇인지도 알겠지만, ‘왜?’ 그리고 ‘어떻게?’라는 질문 속에는 그것이 있는 나의 주변과의 ‘맥락’적 관계를 묻고 있는 것이다. 로봇에 의해 잃어버린 내 공간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은 대량 생산이 되면 가격이 저렴해지고 널리 보급될 수 있다고 했는데, 중요한 것은 가격보다도 사람이 사람답게 살려고 할 때 이렇게 왔다 갔다 하는 로봇이 눈에 거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장비는 왜 만들어서 사람들 곁에 두어야 하는 지 그 필연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 이유가 우선 세워지면, 그리고 그 이유가 가정(Home)에 있어야 한다면 로봇이 가정 내에서 필요할 것이다. 막연히 영화에서 보듯이 로봇이 있으면 편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편하니 있어야 하는 필수적인 사항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로봇이 집안을 돌아다니며 도둑을 방지하는 생각은 우격다짐으로 짜 맞춰진 생각이지 그렇게 와 닿는 생각이 아닌 것 같다.

이러한 것들은 컴퓨팅도 많게 하고, 미래의 시스템처럼 느껴지지만, Ubicomp에서 요구되는 PTS에게 다가간다는 것으로 보면, 점수를 줄 수 없는, 즉 눈에 거스르면서 자꾸 PTS에게 생각이 집중되는 순간을 빼앗으려고 주의력만을 강요하게 되므로 좋은 시스템이라고 할 수 없다. 고가라고 해서 좋은 시스템일 것이라는 추측은 버려야 할 것이다.

이제껏 본적이 없는 로봇이 돌아다니고 로봇이 비록 립싱크지만 노래도 부르고 사람처럼 생긴 팔과 다리를 움직이는 것이 신기해서 사람들은 모두 미래의 세상이 이렇게 된다면 매우 좋을 것이라 하지만,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매일 일상생활에 그런 것들이 들어왔을 때 매일 신기하게 느껴지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미래의 기술의 발전은 사람들의 매일 일상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거스르는 것 없이 들어갈 수 있어야 진정한 미래의 기술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