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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004.11. 가장 중요한 것은 맥락을 발견하는 것

하나의 경험 속에서 내 주변의 흐름의 맥락이 달랐다면 나의 경험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나의 행동이 바뀌었을까? 나의 감정이 바뀌었을까? 이제 나는 내가 선택한 경험을 분리하면서 내 자신의 경험만이 가지고 있는 그 맥락을 발견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밝혀낸 맥락이 내 경험의 순간순간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즉, 나의 주변 맥락이 매 순간 나의 감정, 생각, 행동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나의 주변 맥락이라는 것은 나를 둘러싼 분위기, 사람, 소리, 타이밍 등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뜻하는데, 결국 그 흐름에 아주 작은 변화라도 생기면 나의 행동이 달라지거나 완전히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내가 마주친 그 때의 상황만 중요한 것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내가 항상 고정적이고 변하지 않는 내 자아로 행동한다고 생각하면 잘못된 생각인 것이다.

나의 행동과 감정은 나와 나의 주변 맥락 사이의 상호작용에서 비롯된다. 만약 기억 속에 하나의 경험으로만 있었던 그 경험을 분리하면서 그 작은 분리된 경험이 있었던 그 때의 주변 맥락을 구성하고 있었던 것들을 찾아내서 그런 구성원 중의 하나가 달랐다면 내 자신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면, 나의 반응이 얼마나 내 자신의 내면에서 비롯되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내 주변 환경에 의해 형성되었는지 알게 된다. 이렇게 깊이 생각하는 것도 두뇌를 깨우는 방법 중의 하나가 아닐까?

그러한 경험의 발견과 그 때의 맥락을 생각해 보면서 나의 그 순간의 선택을 이끌었던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알아차리기 시작했다면, 나는 단순히 어떤 상황 속에 갇혀 사는 것이 아니라, 그 맥락 속에 있었던 자신을 명확하게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결국, 내가 주변 맥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변 맥락을 이해하면, 왜 그런 경험이 있었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며, 그 이해는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더 자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두뇌를 깨어 있게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 단계는 사실 나를 아주 중요한 무엇인가로 이어지게 하는 문으로 가는 길이다. 내가 어디에 있었는지, 누구와 같이 있었는지, 혹은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고 나서, 내가 왜 그런 식으로 감정을 느끼고 그런 감정을 가지게 되었는지, 혹은 왜 내가 누군가에게 왜 그런 식으로 반응을 했는지, 이런 것들을 내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되면, 그 때 깨닫지 못했던 것을 갑자기 깨닫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가끔은 상황 전체를 되돌아보고 나서야 내가 했던 반응들에 대해서 이해하게 된 적도 있다.

그 모든 상황, 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보이지 않는 일들, 말로 표현되지 않는 감정들, 그리고 나도 모르게 행동을 형성했던 습관들, 이것이 바로 내 주변 맥락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그런 것들을 되돌아보기 시작하는 순간, 나는 그저 단순하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내려는 것이다. 내가 나의 그 상황에 대한 주변 맥락을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맥락은 내 생각과 행동의 배경과 같은 것이다. 만약 인생이 무대라면, 나의 결정과 생각은 배우들이다. 그래서 배우들이 연극 속에서 관객의 눈에 보이는 부분, 즉 말하고 움직이며 관객의 관심을 끄는 존재인 것처럼, 나의 결정과 생각과 행동은 내 삶의 눈에 보이는 부분인 것이다. 그것을 관객처럼 다른 사람들이 보는 것이고, 그 사람들이 가장 먼저 즉시 알아차리는 것이다.

나의 행동, 어조, 바디 랭귀지 같은 것들은 눈에 얼른 잘 띄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바로 알아차리게 된다. 그리고 나조차도 어떤 순간을 돌이켜볼 때, 아마도 그런 것들이 가장 먼저 기억이 날 것이다. 그런 것들이 표면적으로 가장 뚜렷하게 보이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경험의 어떤 부분, 즉 그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깊이 생각하기도 전에 바로 드러나는 부분들이다. 어떻게 보면 내가 상황을 이해하는 방식에 있어서 빙산의 일각과도 같은 것이다. 하지만 연극에서도 마찬가지로, 배우들이 하는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는 많은 일들이 무대 뒤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것을 내가 쉽게 놓치고 마는 것이다.

그것은 내 삶 속에서 눈에 보이는 부분, 즉 나의 결정, 나의 생각, 나의 반응이 분위기, 주변 환경, 과거 경험, 심지어 다른 사람이 방금 한 말처럼 더 깊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의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나의 Storytelling이 될 수 있다. 내가 그 “배경”, 즉 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알게 되면, 나는 내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더 완벽하게 이해하게 될 수 있는 것이다.

맥락은 연극에서 조명, 세팅 된 무대, 분위기, 음악 등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를 결정짓게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어떤 장면에서 조명이나 음악을 바꾸면, 같은 대사라도 완전히 다르게 느껴진다. 그래서 맥락이 전부라고 하는 것은 서비스를 디자인하든, 문제를 해결하든, 아니면 그저 의미 있게 살려고 하든, 맥락을 알지 못하면 나는 나의 어떤 행동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때는 무례해서가 아니라, 하루가 너무 바빠서 메시지를 나도 모르게 무시할 때도 있다. 어떤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냥 듣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무섭고 불안해서 그럴 수도 있다. 그래서 맥락을 이해하면 의미가 달라진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의 행동 뒤에 숨은 이유는 대부분 그 표면 아래에 있으며, 사람들이 즉시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는 감정적 요인 또는 맥락적 요인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그것은 단지 겉으로 드러나도록 그들이 하는 일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이 들여다보고 왜 누군가가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하는지 이해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이렇게 맥락을 보면 의미가 바뀐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부분은 누구나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누군가가 Ubicomp이나 인공지능과 그에 관련된 일을 하면서 사람들을 진정으로 돕고 싶다면, 사람들이 어떤 버튼을 클릭하는지 알려고 애쓰는 것보다, 사람들이 그 공간 안에서 그 순간 가졌던 주변 맥락에 더 신경 써야 한다. 그것이 스마트한 서비스, 즉 사람에게 주어지는 지원과 도움, 그리고 공감적 디자인의 핵심이다.

이렇게 보면, 서비스라는 용어가 약간 상업적으로 들리는데, 그것은 나의 두뇌에 ‘서비스’라는 것이 그것을 제공하는 대상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비스의 필요와 시작은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주인공으로부터 유발되어 나온다는 생각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서비스의 필요와 시작이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주인공으로부터 유발되어 나온다면, 그것은 ‘도움’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그 사람이 왜 이 버튼을 누르지 않았을까?”라고 묻는 대신 “그 순간 그들의 생각을 집중하는 것, 그들의 기분 또는 그들의 필요를 형성한 그들의 주변 맥락은 무엇이었을까?”라고 내가 묻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무엇을 했는지가 아니라 그들이 그 행동을 했을 때 주변 맥락이 어떠했는 지에 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