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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001.06. 다시 깨어난 미완의 미래

MASERINTS를 통해 나는 과거에서 와서 미래를 향해 앞으로 걸어가려고 한다. 하지만 앞의 길은 언제나 베일에 가려져 있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어떤 세상이 될지, 어떤 디지털 공간이 될지는 사실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과거로부터 남아있던 흔적을 통한 경험, 즉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상상했던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의 생각과 글, 그리고 꿈, 가지고 있던 Vision에 이끌려 걸어가려는 것이다.

미래를 엿보려면 먼저 과거의 석학들이 구상했던 “과거에 생각된 미래상”을 이해하려고 시도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하는 것이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지 나의 시작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오래된 그들의 책 속에, 그 사람들의 글과 내세운 개념들, 그리고 가설과 그 당시 세웠던 ‘미래의 Vision’ 속에 살아 있어서 나에게 그 시작점을 알려 주고 있는 것이다.

이 “과거에 생각된 미래상”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여전히 ‘미래의 일’이라고 부를 수 있는 부분이 남아 있다면, 오늘날의 렌즈를 통해 “과거에 생각된 미래상”이 “현재에서 생각될 수 있는 미래상”으로 변화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과거의 것들로 여겨지는 것들이 그저 단순한 역사의 잔재만으로 여겨서는 안되는 것이다. 아직 그들은 숨 쉬는 미완의 생각들이며, 현재를 거쳐 계속해서 미래로 향해 걷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흔적을 그저 역사의 한 사건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으로서 신중하게 과거로 발을 들여놓아야 한다.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나는 그들이 살았던 시대의 맥박을 느껴야 한다. 사람들이 무엇을 두려워했고, 무엇을 갈망했으며, 아직은 구체적으로 설명을 할 수는 없지만 힘들게 예견했던 것들을 느껴야 한다. 그들의 눈을 통해 그들의 세상을 바라볼 수만 있다면, 그들이 왜 그런 방식으로 미래를 상상했는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나는 그 먼 과거도 완벽하게 알 수 없다. 미래를 알 수 없는 것처럼, 과거 그 당시를 살다가 온 사람처럼, 과거의 거리를 걷거나 그 공기를 마실 수도 없고, 그 과거의 모든 상황들을 온전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미래와 달리 과거는 그들이 살면서 남긴 책과 글, 그리고 그들이 주장한 미래를 위한 Vision들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이러한 대체경험(Alternative Experience)들을 신중하게 생각하고 상상하며 경험한다면, “그들이 한때 상상했던 미래”의 윤곽을 느낄 수 있을 만큼만이라도 어쩌면 그들의 ‘미래’에 다가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나는 지금 여기, 현재에서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경험들, 그리고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것들을 바탕으로 그 미래를 MASERINTS를 통해서 다시 만들어 가는 작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 생각되었던 ‘미래’는 여전히 시간을 넘어 나에게 심각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것은 나로 하여금 현재에서도 상상할 수 있는 ‘미래’를 형성하게 해주며, 과거의 것과 아직 오지 않은 것을 연결하는 다리를 형성하게 해 준다. 나는 그것을 MASERINTS를 통해 건너려는 것이다. 나는 기술의 방향을 예측하거나, 나를 기다리고 있는 디지털 세계의 모습을 정확히 예견할 수는 없지만, 과거의 Vision을 다듬어 오늘날 내가 바라는 세상 속에 새로운 Vision으로 전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 길을 따라 걷고 싶은 것이다. 그 오래된 미래의 Vision 조각들을 손에 쥐고, 그것들이 현재의 따스한 온기와 더불어 사람들과 기술이 만나서 변화하는 것을 느끼려고 하는 것이다. 나는 완벽하게 곧은 지평선을 향해 걷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 속 어딘 가에서, 과거와 미래 사이 어딘 가에서, 내가 만들어가야 할 세상의 윤곽을, 희미하지만 MASERINTS를 통해서 가지게 되는 것이다.

MASERINTS를 통해 생각하는 과정이 왠지 체계적이지 않은 것 같고 혼돈 속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미래 디지털 공간의 개념적 디자인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적인 부분보다도 더 깊게 다양한 학제적 연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은 MASERINTS에 대한 개념적 디자인의 근간은 복잡한 사람들의 삶이 될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살짝 알려주기도 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이미 우리가 푹 젖어 있는 세상 자체가 원래 혼돈 속에 있는 것이라서 내가 이미 그 세상에 흠뻑 젖어 있었다면, MASERINTS를 통해 그곳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그 여정도 “왜 굳이 벗어나려고 하는 것이지?”하면서 혼란스러워 보일 수 있다. 어려운 점은 익숙한 패러다임에서 빠져나와 혼돈스러운 세상에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그 패턴을 발견하고, 사람들에게 가장 적절한 지원과 도움이 되는 디지털 공간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 하는 것이다.

즉, MASERINTS의 개념적 디자인을 수행하다 보면, 무슨 일을 해결하려고 할 때, 어떤 때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기술적 규칙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려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매우 사소한 것들에 대해 시간을 들여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정의를 내리고 난 후에 앞으로 나아가려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 일반적인 규칙과 큰 것들에 대한 정의만 있으면 된다고 떠드는 사람들조차도 미래의 디지털 공간이 되기 위해 풀어야 할 문제의 해결책을 가진 것 같아 보이지도 않는다. 그리고 우리가 사소하다고 생각되어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것들이 진정으로 미래를 향한 개념적 디자인을 수행하는데 아주 중요한 것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무엇이든지 먼저 자신들의 문화 혹은 습관에 비추어 보게 되는데, 그 때,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체계적이지 않고, MASERINTS란 것이 무엇일지 예측하기도 힘들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MASERINTS와 함께하는 여정은 나름대로 체계적이고, 예측 가능하고, 근원적인 부분을 먼저 생각하려는 것이며, 그 근원적인 것을 수정하여 해결책을 찾으려는 것이고, 그래서 만들어진 규칙을 가지고 지키면서 개념적 디자인을 펼쳐가려고 한다.

진정한 미래의 디지털 공간은 지금의 개발방법을 가지고는 어렵다고 많은 석학들의 주장도 사람들을 혼돈스럽게 만드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앞으로 소개될 Mark Weiser 박사의 Calm Technology의 개념은 Computer Science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나아가던 방향을 바꾸어 놓았다고도 했다(1). 사람들은 왜 Computer Science가 나아갈 방향을 지금이라도 바꾸어야 하며, 또 어떻게 바꾸라는 것인지 혼돈스럽게 여길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선형적으로 생각하는 대신 아이디어 사이를 넘나들고, 지금까지 습관처럼 해 오던 방식과는 아주 다른 방식으로 대상들을 연결하고, 그래서 때로는 사람들이 이 MASERINTS의 세상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려고 한다고 해도, 아마 이런 혼돈스러운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단 한가지의 틀로 모든 사람을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틀에 얽매이지 않고 굳어버린 패러다임을 깨고, 창출을 위한 창의적인 연결을 만들어야 다른 사람들이 놓친 가능성을 보기도 하는 것이다. 비록 그 창의적인 연결에 대해 사람들은 사실 그 본질과는 다르게 혼돈처럼 보일 뿐이다.

역사적으로 가장 위대한 발명가, 예술가, 선구자 중 많은 사람이 매우 대단한 “혼돈 속의 Pattern Seeker”였다고 한다(2). MASERINTS가 그런 위대함을 가지진 않았지만, MASERINTS는 다른 디지털 세상으로 가는 그 경계에 있으면서 수많은 상업적 디지털 공간 속에서 발견하지 못한 진정한 미래의 디지털 세상으로 가는 황금의 디딤돌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래서 MASERINTS라는 디지털 공간은 기술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야 할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하는 것이다.

MASERINTS의 디지털 공간은 나름대로의 습관적인 논리를 따르고, 모든 부분에서 논리를 형성해서 문제 해결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고, 단서를 찾고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하려고 한다. 그것이 사람들에게는 지원과 도움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단지 그 해결을 위해 가는 길이 지금 세상에서 제공하는 디지털 공간들에 푹 빠져 있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구불구불한 길로 보일 뿐이다. 그것은 그들의 문화와 MASERINTS를 통해 추구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해결을 위해 가는 그 길에서 MASERINTS의 디딤돌은 그래도 곧게 잘 뻗은 길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구불구불하게 보이는 길에서 새로운 무엇인가 발견하고 그 자리에 머물면서 더 좋아하는 순간을 가질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사실 꽤 재미있고 이야기거리가 많은 대상처럼 여겨질 수도 있는데, 그것이 바로 MASERINTS의 매력으로 두드러질 수도 있다. 사실 MASERINTS라는 디지털 공간은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정형화되지 않은 사람들의 혼란스럽고 복잡한 생각과 삶까지도 거부하지 않고 존중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삶의 복잡성으로 인한 예측 불가능한 부분들을 그 사람만의 생각과 삶의 지문으로 여기고 존중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면서 체계가 없다고 하지만, 나름대로 자신만의 체계를 가지고 획득한 아이디어를 더 명확하고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것뿐이다.

그런데 이 혼돈 속의 ‘Pattern Seeker’들이 문제를 처리해 가는 과정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사람들의 두뇌가 동작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 그런 것일까?

(1) The Coming Age of Calm Technology, Mark Weiser, John Seely Brown, 1996, https://veryinteractive.net/pdfs/weiserbrown-thecomingageofcalmtechnology.pdf

(2) The Pattern Seekers: How Autism Drives Human Invention, Simon Baron-Cohen, 2022, https://www.penguin.co.nz/books/the-pattern-seekers-9780141982397, https://dokumen.pub/the-pattern-seekers-a-new-theory-of-human-invention-9780241242193-0241242193.html

> The Patterning Instinct and Creativity, Cliff Guren,  https://www.cliffguren.com/articles/the-patterning-instinct-and-creativity

> How Creative People Think, A New Theory of Human Invention, Alexander William White, 1978, https://alexanderwwhite.com/wp-content/uploads/2016/04/alexander-w-white-thesis-1983.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