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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026.07. 디지털 중독과 알고리즘 조작의 관계

마치 시스템이 보이지 않는 인형극을 하는 것 같다. 나는 실을 볼 수 없지만, 실은 분명히 존재한다. 스크롤, 클릭, 게시물을 보는 매 순간마다 시스템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이 나를 계속 사로잡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래서 음모론 관련 영상을 보기 시작하면 그것에 관련된 영상들이 더 많이 나오는 것이다. 아니면 귀여운 강아지 영상을 좋아하면, 갑자기 피드가 그런 영상으로 가득 차는 것이다. 더 심한 경우에는, 불안하거나 초조한 기분을 느낄 때 그런 감정을 자극하는 게시물을 계속 보면, 앱은 내가 계속 볼 것이라는 것을 알고 그런 영상을 더 많이 보여주게 된다.

어떻게 보면 디지털 중독과 ‘알고리즘 조작’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하나가 다른 하나를 부추기기도 하고 먹여 살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중독’은 결과이고, “알고리즘 조작”은 방법이다.

플랫폼은 나의 관심을 원한다. 나의 관심이 곧 돈이기 때문이다. 내가 더 오래 머물수록, 그들은 나에게 더 많은 광고를 보여줄 수 있다. 그리고 나의 감정, 특히 강렬한 감정으로 추정된 결과는 나의 관심을 사로잡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그래서 그들은 의도적으로 그 감정을 자극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나를 위한 디지털 공간은 그렇게 빠져들기만 하는 골과 웅덩이에서 나를 빠져나오게 하기 위한 지원과 도움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나 만을 위한, 나에 의한, 나의 개인화된 디지털 공간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지금 내 주변을 빽빽하게 채운 디지털 공간은 내 감정의 결과를 나를 위한 지원과 도움에 사용하지 않고, 자신들의 검은 속을 채우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속이 검은 디지털 공간은 정신 건강, 생산성, 현실 세계의 관계, 심지어 내가 세상을 보는 방식까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플랫폼은 단순히 나의 관심을 끄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환경일지라도 나의 환경을 형성한다.

예를 들어, 첫째, 특정 색상과 단어가 있는 비디오 썸네일은 긴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둘째, 알림음이나 진동이 울리면 나의 몸을 자극하여 그냥 생각 없이 화면을 확인하게 한다. 셋째, 트렌드가 된 인기있는 ‘챌린지’나 밈(meme)은 오프라인에서도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내용을 바꾸기까지 한다. 디지털 환경에서 나의 주변 환경은 디지털 방식으로 변화하고, 나의 행동 또한 그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을까?

섬뜩하고 무서울 수 있겠지만, 깨어나면 된다. 자각(Awareness)하는 것이 자유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게 되면, 작은 결정들을 다르게 내릴 수 있다. 휴대폰을 버릴 필요는 없다. 그냥 내 허락 없이 휴대폰이 나를 조종하게 내버려 두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