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기억에 대해 이야기할 때, 두뇌가 컴퓨터처럼 작동한다고 상상하기 쉽다. 예를 들면, 정보가 입력되면 어딘 가에 저장되고, 나중에 다시 꺼내 쓰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두뇌는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기억은 ‘인코딩’이라는 과정을 통해 시작되며, 이 개념 하나만 이해해도 기억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많은 부분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인코딩은 두뇌가 경험을 이해하는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즉, 사람들이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저장 가능한 형태로 변환(Transform)하는 방식을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저장 가능한 형태”라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두뇌는 사람들이 보고, 듣고, 느끼는 그 어떤 것도 있는 그대로 완벽하게 기록된 형태로 저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두뇌는 경험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특정 세부 사항들을 선택하고, 그것을 해석하고, 정리하고, 강조하고, 엮어서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연결하여 나중에 기억할 수 있는 형태로 재구성한다는 것이다. 가공되지 않은 경험을 의미 있는 것으로 바꾸게 되는데, 여기 의미 있는 것이란, 나중에 두뇌가 기억할 수 있는 것이란 뜻이다. 이러한 재구성 과정이 바로 인코딩의 본질이다. 경험이 기억으로 변환되는 순간인 것이다(1)(2)(3).
인코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비유는 두뇌를 카메라보다는 작가에 비유하는 것이다. 카메라는 모든 세부 사항을 보이는 그대로 포착하려고 한다. 하지만 작가는 의미에 주의를 기울이고, 중요한 요소를 선택하고, 나머지는 버리게 된다.
마찬가지로 두뇌는 삶의 모든 감각적 경험을 온전히 보존하지 않는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연결되는 것, 그리고 감정적인 무게를 지닌 것들을 추출해낸다. 어떤 사건이 중요하거나 놀랍거나 개인적으로 의미 있다고 느껴질 때, 두뇌는 그 사건에 더 깊이 관여하게 되고, 그 결과 기억은 더욱 오래 지속된다. 이럴 때 기억에 깊은 자국을 남겼다고 하는 것이다. 평범한 날들은 거의 기억을 하지 못하고 지나가지만, 기쁨, 두려움, 또는 경이로움과 같은 순간은 몇 년이 지나도 생생하게 기억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러한 이벤트에 대한 주변의 맥락적 요소들에 대한 가중치는 매개변수를 결정할 때 각 매개변수에 대한 가중치로 생각될 수 있다.
깊은 인코딩과 얕은 인코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즉, 기준이 되는 것은 의미를 부여했는지 여부(6)에 있다. DAGENAM에서도 ‘Experience Meaning Grantor’라는 프로세스가 있는데, Filler를 사용하여 ‘간접경험’을 만들더라도 그 ‘간접경험’을 구성하는 매개변수에 어떤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어떤 매개변수의 가중치를 증가시켜야 하는지, 그 부분에 해당된다고 보면 된다. 당연히 깊은 인코딩은 사람들이 기억할 때 삶과 감정, 또는 깊이 이해하고 있는 개념과 연결할 때 기억을 깊은 자국을 남기게 되고, 더욱 강해진다고 표현하는 것이다(4).
이 깊고 얕은 인코딩은 직관적인 개념을 설명하기도 하는데, 얕은 인코딩은 두뇌가 표면적인 세부 사항만 처리할 때 발생한다. 예를 들어 단어의 모양이나 구절의 소리만 인지하고 그 의미를 생각하지 않는 경우이다. 반면 깊은 인코딩은 두뇌가 새로운 정보를 해석하고, 숙고하고, 기존 지식과 연결할 때 발생한다. 이렇게 깊이 있게 관여한다는 것은 특히 Hippocampus와 Prefrontal Cortex과 같이 오래 지속되는 기억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역에서 더욱 광범위한 두뇌 활동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단순히 겉모습이 아닌 의미를 생각할 때 나중에 기억해내는 능력이 크게 향상된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4).
새로운 경험은 정보 인코딩을 향상시킨다고 한다. 갑자기 낯선 소리가 들리면 놀라서 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순간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 와 있다는 생각이 들면 놀라게 된다. 이렇게 갑작스러운 감정 변화를 일으키는 등의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게 되면 두뇌는 주의력을 높여 그 순간을 기억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게 된다. 과학자들은 이를 “새로움의 효과(Novelty Effect(5))”라고 부르는데, 많은 연구에서 사람들이 일상적인 정보보다 새로운 정보를 접할 때 Hippocampus의 활성화가 더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한다.
인코딩이 기억을 형성한다는 것은 기억이 결코 수동적인 과정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기억은 해석의 행위이다. 모든 기억은 세상과의 만남에서 시작되지만, 두뇌가 그 기억에 관여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사람들 각자가 이미 가지고 있는 복잡한 지식의 그물망에 고정시킬 때 비로소 지속적인 기억으로 남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경험이 의미 있고, 감정적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키거나, 새롭고 놀라울 때 기억이 더 강해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인코딩은 사람들의 삶과 기억을 잇는 다리라고 할 수 있으며, 마음이 삶의 흐름을 사람들 각자 안에 간직한 이야기로 바꾸는 지속적이고 창의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언급된 각주의 내용
(1) What Is Memory? Kendra Cherry, 2025, https://www.verywellmind.com/what-is-memory-2795006
(2) Memory Encoding, Introduction to Psychology Ch. 6, https://courses.lumenlearning.com/suny-hvcc-psychology-1/chapter/how-memory-functions/
>> 기억은 인코딩(Encoding)→저장(Storage)→회수(Retrieval)라는 기능을 수행한다. 여기서 인코딩은 자동적으로 혹은 의도적인 처리를 통해 정보를 기억 체계에 입력하는 과정이다.
(3) Memory Processes: Encoding, Cognitive Psychology, https://nmoer.pressbooks.pub/cognitivepsychology/chapter/three-processes-of-learning-and-memory/
>> 기억은 인코딩(Encoding)→저장(Storage)→회수(Retrieval)라는 기능을 수행한다. 성공적으로 기억한다는 것은 이 세가지 단계가 제대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 중에 두 가지 오류가 생기는데, 하나는 잊어버리는 것(Oblivion)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잘못 기억하는 것(False Recall 혹은 False Recognition)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인코딩 과정은 관심 있는 항목을 두뇌에 저장하고 나중에 불러올 수 있는 구조로 변환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4) What Makes Deeply Encoded Items Memorable? Insights into the Levels of Processing Framework from Neuroimaging and Neuromodulation, Giulia Galli, 2014,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4035598, https://www.frontiersin.org/journals/psychiatry/articles/10.3389/fpsyt.2014.00061/full
>> 이 글에서 깊은 의미가 있는 인코딩은 기억력을 향상시킨다고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 깊은 의미를 가지도록 학습을 하면, 기억력이 더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5) Novelty effect, https://en.wikipedia.org/wiki/Novelty_effect
(6) Differential effects of semantic processing on memory encoding, Klaus Fliessbach, Corinna Buerger, Peter Trautner, Christian E Elger, Bernd Weber, 2010, https://pubmed.ncbi.nlm.nih.gov/20162599/ ,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epdf/10.1002/hbm.20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