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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Interaction’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번역하여 ‘상호작용’이라고 쓰인다. 일반적으로 ‘상호작용’이라고 하면 둘 이상의 개체 간에 발생하는 무엇인가를 주고받는 행위를 의미한다. 가장 흔한 예가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인데, 키를 누르면 컴퓨터가 반응하는 것이다. 하지만, MASERINTS와 Ubicomp에서는 상호작용이 더 광범위한 의미를 가지며, PTS(Person to be served)가 의도없이 하는 움직임, 몸짓, 얼굴 표정, 심지어 기분까지 디지털 공간과의 상호작용이 될 수 있다.
MASERINTS의 VEB(Virtually Expanded Brain)가 PTS의 시선이 머무는 벽이나 혹은 손바닥 안에 PTS의 중요한 일정을 표시해 주었다면, 그것은 명령을 받기 위한 PTS와의 명시적인 상호작용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 때의 PTS가 처한 상황과 주변 맥락적 요소들을 가지고 MASERINTS가 PTS의 의도를 판단하고 이해해서 그렇게 반응했다고 보는 것이다. 이것을 ‘상황적 실재감(Situated Presenc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집사 같은 동반자”라는 표현을 생각한다면, PTS만을 위해 존재하고, PTS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누군가가 PTS의 마음에 원하는 것을 알고 PTS에게 필요한 일정을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만큼만 제공하는 것과 같다. PTS가 상호작용을 위해 필요한 대상인 것은 맞지만, PTS가 MASERINTS에게 무엇인가를 주기 위해서 의식적으로 행하게 되는 것은 극히 적다는 것이다.
Mark Weiser는 [The Computer for the 21st Century(1)]에서 Ubicomp을 처음 소개하였고, 상호작용으로 가질 수 있었던 부담스러움이 배경 속으로 사라져야 한다는 것도 처음 설명했다(2). Ubicomp에서도 ‘상호작용’은 사용자 주변의 일상적인 사물들이 주변 맥락을 감지하고 미묘하게, 즉 사용자에게 강한 관심과 주의력을 요구하여 원래 하던 일을 방해하지 않고, 부드럽고 조용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반응하게 된다. 디지털 공간이 PTS와 일방적으로 소통하는 방식이라고 하는 것은 전체 ‘공간’이 상호작용을 위해 수많은 인터페이스가 된다는 것이다(3).
이것이 MASERINTS에 중요한 이유는 상호작용이 MASERINTS의 개념을 이해하는 핵심 표현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Ubicomp, 특히 MASERINTS에서는 기존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를 버려야 한다. Ubicomp이나 MASERINTS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은 눈에 명확히 보이는 것도 없고, 어떤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일어나지도 않고, 또 명확한 명령전달로 보이는 행위 등이 없어도 상호작용은 끊임없이 일어나는데, 그래서 이러한 관점에서 상호작용은 디지털 공간에서 시작되는 일방적인 “의사소통 과정”이라고 재정의 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러한 과정은 주로 PTS에서 시스템으로 향하는 단방향으로 흐르는데, 이때 PTS는 이런 상호작용이라는 이벤트가 자신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조차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
MASERINTS는 이러한 원칙을 더욱 확장한다. 디지털 공간은 축적된 맥락과 흔적 그리고 PTS의 파악된 패턴들을 통해 PTS를 이해하는 ‘상황적 실재감(Situated Presence)’을 가진다고 했다. 즉 PTS와 동일한 공유된 상황으로부터 의미를 얻는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해서 PTS와 디지털 공간은 서로 무관한 순간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MASERINTS의 PTS에 대한 이해는 축적된 경험에서 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해는 상징적인 것이 아니라 매우 실용적이고 맥락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호작용은 끊어짐이 결코 없는 연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MASERINTS와 PTS는 한쪽이 다른 쪽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로 본다면 가장 높은 차원의 상호작용은 참여가 아니라 오히려 부재가 아닐까? 즉, 가장 효과적인 기술은 사람들이 거의 알아차리지 못하는 기술이라는 것이다. 시스템이 행동할 만큼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도, 잊혀 질 만큼 조용한 상태라는 것이다. 사람들의 삶은 자연스럽게 계속되고, 지원과 도움은 노력이나 방해 없이 나타난다. 부재한 것처럼 시스템의 존재가 부드럽고, 눈에 띄지 않으며, 일상생활에 완전히 통합된다는 것이다. 사람은 더 이상 디바이스와 상호작용하지 않는다. 그저 삶을 살아갈 뿐이고, 주변 환경이 필요한 일들을 조용히 처리해 줍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상호작용은 더 많은 활동을 통해서가 아니라, 기술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는 편안함에서 최고조에 달한다.
보통은 사람들의 움직임을 주변 디지털 공간의 반응의 Trigger Factor로 본다고 하는데, 다음과 같이 표현하면 어떨까? 사람들이 물에 잠수를 하게 되면 자신의 모든 피부가 물에 닿게 된다. 이처럼 보이지는 않고 어떤 느낌도 없지만, 같이 살아 가는 MASERINTS의 디지털 공간은 물에 잠긴 모든 피부에 물이 닿듯이 사람들의 피부 아주 가까이에 존재하며, 거기서 PTS의 작은 움직임도 놓치지 않고 감지하면서 필요한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고 표현하고 싶다.
PTS는 MASERINTS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거나, 의식하거나, 심지어 인지할 수가 없겠지만, 그럴 필요도 없다. 오직 MASERINTS만이 조용히, 끊임없이, 거의 지치지 않고 작동하면 된다. MASERINTS는 PTS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 관찰하고, 배우고, 평가하고, 예측하고, 반응한다. 그 반응이 PTS에게 지원과 도움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 PTS는 자연스럽고 여유롭게 그리고 힘들이지 않고 항상 그랬듯이 일상생활을 이어가면 된다. 그저 자신의 삶을 살아갈 뿐이다.
이것이 바로 MASERINTS의 본질이다. 묻지도 않고도 지원과 도움을 제공하는 시스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도 지원하는 존재, 물이 몸을 감싸듯 자연스럽게 PTS를 감싸는 디지털 공간, 항상 가까이에 있고,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항상 반응하는 공간, 이것이 PTS의 삶 속에 동행하는 동반자 격의 MASERINTS인 것이다.
MASERINTS는 PTS에 대한 정적인 정보만을 기반으로 작동할 수 없다. 살아 있고, 변화하며, 다층적인 맥락적 요소를 바탕으로 작동해야 한다. 그래서 MASERINTS의 디지털 공간의 개념적 디자인은 아주 짧은 순간에도 PTS의 요구와 목표, 주변 상황과 상황들로 이루어지는 맥락, 그리고 그 맥락의 시간이 지나면서 가지는 역사, 그리고 PTS가 움직이고 행동할 수 있는 한계를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MASERINTS의 디자인에 대한 까다로운 요구 사항이 될 수 있다.
MASERINTS는 고정된 규칙에만 의존할 수 없다. 매 순간이 다른 그런 순간들을 이해해야 한다. 개념적 디자인 논의에서 자주 제기되었던 주제는 MASERINTS가 지속적으로, 심지어 아주 짧은 시간 동안이라도 PTS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PTS가 달성하려는 것은 무엇인지, 주변 상황의 본질은 무엇인지, 이 상황에서 이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PTS가 지금 이 순간 처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며, 너무 어려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이런 것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질문들은 언뜻 보기에는 간단해 보일 수 있지만, 심오한 사실을 암시한다. MASERINTS는 PTS가 가진 맥락을 스냅샷이 아닌 의미가 있는 살아있는 흐름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맥락을 단순 데이터가 아닌 흐르는 하나의 Storytelling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맥락은 곧 이해를 동반해야 하고, MASERITNS는 PTS의 즉각적인 필요를 평가하고 판단해야 한다. 즉 편안함, 집중력, 혹은 부드러운 격려가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MASERINTS는 PTS의 움직임 뒤에 숨겨진 목적을, 그것이 명시적이든, 아니면 무엇인가 암시하는 것처럼 미묘하든, 무조건 감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PTS가 있는 순간을 중심으로 매우 짧은 바로 전 순간과 매우 짧은 바로 다음 순간의 흔적을 매우 짧은 순간에 분석해야 하고, 그러한 순간은 끊임없이 이어지게 된다.
MASERINTS는 ‘생각’이라는 것을 해야 하는데, PTS의 삶을 방해하지 않고,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존재처럼 ‘생각’이라는 것을 해야 한다. MASERINTS의 이 ‘생각’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 또한 수집된 PTS의 ‘간접경험’이 될 수도 있다. MASERINTS의 디지털 공간은 상황을 민감하게 읽고, PTS에게 어떤 것을 요구하지도 않고, PTS의 움직임의 속도를 존중하는 지능으로 과거의 순간을 기억하며, 자연스럽고, 눈에 띄지 않고, 배려하는 방식으로 ‘공간’을 형성하는 동반자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개념적 디자인이 맥락과 맥락적 요소들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강조하는 이유이다. 이러한 깊은 해석이 없다면 MASERINTS는 단순히 반응만 하는 기계적인 시스템일 뿐이다.
언급 된 각주의 내용
(1) The Computer for the 21st Century, Mark Weiser, 1991, https://www.lri.fr/~mbl/Stanford/CS477/papers/Weiser-SciAm.pdf
(2) Interaction Design: Beyond Human-Computer Interaction, Yvonne Rogers, Helen Sharp, Jennifer Preece, https://www.theswissbay.ch/pdf/Gentoomen%20Library/Misc/Interaction%20Design%20-%20Beyond%20Human-Computer%20Interaction%20%281st%20edition%29.pdf
(3) Interaction, https://en.wikipedia.org/wiki/Intera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