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증세처럼 나타나는 일반적인 징후의 세 번째는 금단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즉, 디지털 디바이스를 떼어 놓고 있으면, 금연을 하는 사람이 겪는 그러한 금단현상과 같이 불안을 느끼기까지 한다고 했다. 그래서 휴대폰이나 인터넷 연결이 끊어지면 불안감, 초조함, 집중력 저하를 느낄 수 있다. 연구자들은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 두뇌의 보상체계(Brain Reward Systems)의 변화(9)(10)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두뇌 보상체계”는 즐겁고, 흥미롭고, 유익한 일, 예를 들어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칠 때 반응하는 두뇌 구조와 Dopamine과 같은 화학 물질의 집합체이다. 이 시스템은 일종의 “기분 좋은” 신호를 보내서 그런 행동을 반복하게 한다.
예를 들어, Stanford 대학에서는 이렇게 썼다. “이러한 앱들은 사람들 두뇌의 보상경로(Reward Pathway)로 다량의 Dopamine을 분비하게 할 수 있다. … ‘가변적 보상체계(Variable Reward System)’라고 불리는데, 슬롯머신의 레버를 당겼을 때 나타나는 현상과 똑같다.”(11)(12)
신기하겠지만, 두뇌에는 실제로 “보상경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과학자들은 이 용어를 즐거움이나 동기 부여를 느낄 때 함께 작용하는 두뇌 영역들의 네트워크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다는 것이다.
조금 자세히 이야기하면, 주요 영역은 다음과 같다. Dopamine이 생성되는 VTA(Ventral Tegmental Area), 보상을 느끼는 Nucleus Accumbens, 그리고 보상을 다시 추구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거나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Prefrontal Cortex가 있다.
무엇인가 기분이 좋을 때, 예를 들어 달콤한 것을 먹거나 친구에게서 메시지를 받았을 때, VTA는 Dopamine을 분비하고, 이 Dopamine은 이 “경로”를 따라 흐르면서 따뜻하고 동기 부여가 되는 느낌을 준다. 상징적인 것이 아니라 실제 생물학적 회로이다.
위에서는 “두뇌 보상체계”과 “가변적 보상체계”라는 말이 있는데, “두뇌 보상체계”는 하드웨어 격으로, 즉 Dopamine 회로, VTA, Nucleus Accumbens 등과 같은 실제 생물학적 배선이다.
그리고 “가변적 보상체계”는 소프트웨어 격으로, 즉 그 하드웨어를 활성화하는 패턴이나 방식에 더 가깝다. “가변 보상”이라는 표현 자체가 무엇인가를 할 때마다 항상 같은 결과를 얻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가? 때로는 이기고, 때로는 이기지 못한다.
이러한 예측 불가능성이 두뇌를 흥미롭고 흥분하게 만든다. 슬롯머신도 이를 활용하고, 소셜 미디어도 이를 활용한다. 다음에 어떤 새 게시물이나, “좋아요!”라든가, 메시지가 나타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상체계”는 사람들의 내면에 있다면, “가변적 보상체계”는 외부 세계가 두뇌를 자극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될 것 같다. 두뇌의 “보상경로”는 실재하고 물리적이며, 바로 도로 같은 것이다. “두뇌 보상체계”는 그 도로를 이용하는 구조들의 네트워크이다. 그리고 “가변적인 보상체계”는 마치 교통 흐름처럼 작용하여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위해 계속해서 되돌아오게 하는 이동 패턴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경우 활성화된다. 외부적으로는 휴대폰에 알림이 울리거나, “좋아요”가 표시되거나, 게임에서 깜짝 선물을 받거나, 소셜 앱을 스크롤하여 흥미로운 것을 볼 때 활성화된다.
내부적으로는 “어쩌면 메시지가 올지도 몰라”라면서 보상을 기대하거나, 호기심을 느끼거나, 놀라움이나 새로운 것에 반응할 때 활성화된다.
스마트폰 세계에서는 알림과 소셜 보상이 예측할 수 없이 제공되기 때문에 시스템이 반복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어쩌면 있을지도 몰라”라는 느낌 때문에 두뇌가 계속 탐색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소셜 앱을 더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은 Putamen과 같은 두뇌 영역에서 Dopamine 합성에 차이가 있는 것(13)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체계가 작동하면, 외부 또는 내부적 현상이 나타나는데, 외부적 현상으로 나타나는 예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한 가지를 확인하기 위해 휴대폰을 집어 들었지만, 자신도 모르게 계속 스크롤한다. 알림이 오면 심박수가 약간 올라가고, 급한 일이 아니더라도 휴대폰을 재빨리 확인한다. 그리고 휴대폰이 없으면 불안해진다. “무엇인가 놓쳤으면 어쩌지?”하고 말이다.
내부적 현상은 다음과 같다. 메시지, “좋아요!”, 새 동영상과 같은 보상을 볼 때 느끼는 기쁨, 흥분, 안도감이 솟구친다. 그리고 실제로 휴대폰을 확인하기도 전에 휴대폰을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이런 갈망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동일한 기쁨이나 쾌감을 얻으려면 더 많은 자극이 필요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내성이 생기는 것과 같으며 많은 앱이 참여도를 높이도록 디자인되었다. 그래서 보상체계를 그렇게 강하게 자극하지 않는 다른 작업을 수행할 때 만족도가 감소하게 된다.
Berkeley Haas의 논문(14)에서는 정보와 스마트폰이 다른 강력한 보상과 유사하게 두뇌의 Dopamine 생성 보상체계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설명한다.
또한, 한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청소년기의 두뇌 보상 민감도가 변화하는 것(15)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이 두뇌의 보상체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은, 두뇌에 내장된 “즐거움과 동기 부여” 체계가 알림, 좋아요, 소셜 피드 깜짝 이벤트와 같은 디지털 상호작용에 반복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이다. 즉, 두뇌가 이러한 보상 패턴에 의존하기 시작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로 인해 다음과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데, 첫째, 왜 그런지 모르게 휴대폰을 확인하게 된다는 것이다. 둘째, 휴대폰을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셋째, 다른 작업은 동일한 “보상 급증”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덜 만족스럽게 여기서나, 아예 만족스럽지 않게 느껴진다. 넷째, 뇌의 화학적, 구조적 경로가 적응하면서 이러한 순환이 더욱 강해진다는 것이다.
중독 증세처럼 나타나는 일반적인 징후의 네 번째는 자제력이 낮아지고, 충동 조절력이 감소하게 된다. 디지털 디바이스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자제력을 담당하는 두뇌 영역의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연구에 따르면 디지털 중독은 특히 젊은 층의 두뇌 구조와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16)(17)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두뇌가 디바이스에 의존하게 되면, 그 디바이스는 나의 환경과 사고 체계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습관, 집중력, 의사 결정은 모두 그 디바이스를 언제,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생각과 행동을 형성하는 환경과 맥락을 디자인하는 MASERINTS 개념에서 이러한 의존성은 양날의 검과 같다. 디바이스는 한편으로는 나를 지원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나의 자율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읽고 나면, 어떤 중독이든, 디지털 중독이든, 흡연자이든, 도박꾼이든 간에 그것이 습관처럼 되어 버리면 끊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잠에서 깨자마자 침대에서 나오기도 전에 휴대폰을 집어 든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Instagram, 카카오톡, TikTok, YouTube 등을 켜고, “딱 5분만!”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하지만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나중에 일을 하거나, 밥을 먹거나,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려고 할 때, 휴대폰을 확인해야 할 것 같은 충동을 느낀다. 급한 일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두뇌가 휴대폰을 원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중독’이한 바로 이런 것이다. 휴대폰이나 앱이 나의 자유 시간, 집중력, 에너지, 기분까지 완전히 장악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디지털 중독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내 자신은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결국, 기술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문제인 것이다. 없으면 지루하거나, 불안하거나, 무엇인가를 놓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대부분의 플랫폼들은 그런 것을 하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사람들을 끌어 들이고 그곳에 계속 그곳에 머무르게 하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진실을 냉정하게 보면, 이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내가 약해서도, 게을러서도 아니다. 이 모든 것의 진짜 힘은 바로 ‘알고리즘 조작’(Algorithmic Manipulation)인 것이다. 이제 진짜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다.
언급된 각주의 내용은 맨 마지막 장에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