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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13. 인지(Cognition)

일반적으로 마음의 상태, 생각의 상태 등을 나타내는 인지(Cognition), 인식(Recognition), 자각(Awareness), 지각(Perception), 깨달음(Realization)과 같은 표현들은 일상의 대화에서 흔히 혼용되고 있다. 사람들은 이러한 용어들이 공통된 의미를 공유하고, 듣는 사람이 이런 표현들을 사용하는 의도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것이라고 무심코 생각한다. 대부분의 삶 동안 이러한 모호함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일상적인 소통은 엄격한 개념적 경계를 요구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묘한 오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두 사람이 같은 아이디어를 나누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중에 그들의 해석이 미묘하지만 중요한 부분에서 달랐다는 것을 알게 될 수도 있다. 대화는 표면적으로는 매끄럽게 진행되지만, 그 이면에는 개념적 불일치의 미묘한 느낌이 남아 있을 수 있다.

MASERINTS의 Storytelling을 만들어갈 때, 이러한 모호함은 단순한 언어적 불편함을 넘어 기술적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사람들의 행동을 감지, 해석, 예측하려는 시스템은 명확한 개념적 구분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인지, 인식, 자각, 지각, 깨달음과 같은 표현 사이의 미묘한 차이는 시스템이 사람들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이해하는 방식과 그 의도에 대해 모델링하는 방식, 그리고 무엇이 옳고 그른 지 판단하는 윤리적 경계를 정의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고 영문에서는 분명히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굳이 한글로 번역하게 될 때는 모두 하나의 표현으로 뭉뚱그리게 되고, 그 표현을 듣는 사람이 생각해서 여러 가지로 해석해야 하는 부담을 가지게 된다.

특히 행동 예측, HCI, 인공지능과 같은 분야에서 이러한 표현과 의미의 차이는 단순한 세부사항이 아니라 사람들이 반드시 이해해야 할 기본적인 개념이다.

‘인지’라고 하는 것은 생각하고, 알고, 이해하고, 배우고, 경험하고, 그리고 감각을 통해 지식과 이해를 얻는, 그리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관련된 모든 정신 활동을 말하는 것이라고 많은 사전이나 문헌에 정의 내려져 있다. 그리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표현 중의 하나이기도 하고 그 의미가 폭 넓기도 하다. 즉 새로운 정보를 흡수하는 것부터 이미 알고 있는 것과 결합하고, 다음 행동을 계획하는 것까지, 생각하고, 기억도 하고, 또 추론도 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계획을 세우는 마음의 엔진실과도 같은 곳이다.

이처럼 ‘인지’란 단순히 사실을 기억하거나 수학 문제를 푸는 것처럼 한 가지 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정보를 처리할 때 마음이 하는 모든 일을 포괄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차가 나를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있으면, 비록 그것이 전부는 아닐지라도 나는 그것을 ‘지각’한다고 한다. 그렇게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아! 내가 뒤로 물러서지 않으면 저 차가 나를 칠지도 모르겠네?”는 것을 알게 되는데, 그것이 ‘이해’하는 단계가 되는 것이다. 그럼 나는 “이제 비켜 주어야 하겠다!”고 결심한면서 그런 의사 결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시간이 지나면서 “차가 달려올 때는 항상 양쪽을 잘 살펴야 하겠다”는 것을 배우게 되는데, 이것이 학습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 즉 지각해서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고, 학습하게 되고, 결정하게 되는 것이 모여 ‘인지’를 형성하는 것이다.

미국 심리학 협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에 따르면, ‘인지’는 지각하고, 구상하고, 기억하고, 추론하고, 판단하고, 상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등 모든 형태의 지식과 자각을 포함한다고 한다(1)(2)(3).

그래서 ‘인지’는 위에서 언급한 ‘인식’이나 ‘자각’, ‘지각’, ‘깨달음’ 같은 것들이 모두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것들은 ‘인지’라는 것의 하위 부분이거나 관련된 과정이라고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각’같은 것은 소리를 듣거나 모양을 보는 것처럼 감각 정보를 경험하는 방식이다. 브리태니커 사전에서는 ‘인지’가 전체적으로 봐서 ‘지각’과 ‘판단’을 포함한다고 설명한다.

다른 말로 해서, ‘인지’를 추론이나 기억으로만 생각한다면, 그것은 전체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일부만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인지’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사고를 구성하는 모든 것, 즉 정보를 수용하는 지각, 정보를 평가하는 판단, 아이디어를 연결하는 추론, 기억, 학습, 의사 결정까지 모두 포함한다는 것이다. 결국, 인간의 사고를 구성하는 모든 정신 기능을 포함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렇게 봤을 때 ‘인지’가 가지는 범위가 매우 넓은 것을 알 수 있다. 마음이 지식을 처리할 때 작동하는 모든 단계와 구성 요소를 포함하는 전체 범위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엇을 인지한다는 것은 하나의 행동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정신 체계가 함께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이것은 마치 하나의 악기가 연주되는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 오케스트라가 연주되는 것을 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인식’이라는 것은 익숙한 것을 알아차리거나 이전에 본 적이 있는 것을 식별한다는 것이다. 어떤 글에서는 ‘인식’은 ‘지각’과 ‘인지’의 경계에 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인식은 지각과 인지의 경계를 넘나드는 인터페이스 능력”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4).

이 문헌에서는 ‘인식’이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지각’과 감각으로 받아들인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그 ‘인지’사이에 위치하여 둘을 연결해 준다고 했다.

그래서 ‘인식’은 단순히 보는 것만이 아니라, 그렇다고 단순이 생각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이상으로 둘 다 포함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얼굴을 볼 때, ‘지각’은 눈이 모양이나 색깔, 빛을 감지하게 된다. ‘인식’은 마음이 “아, 저 사람은 내 친구구나!”라고 말하는 순간이라는 것이다. 그 순간 감각 입력을 저장된 지식과 연결시킨다는 것이다. 그 후에는 ‘인지’가 개입을 하게 되는데, 어쩌면 기억을 떠올리거나 어떻게 반응할지 결정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인식’은 두 단계를 연결하는 것인데, 오히려 두 방을 잇는 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한 방은 보고, 듣고, 느끼는 ‘지각’하는 것이고, 다른 방은 생각하고, 이해하고, 판단하는 ‘인지’인 것으로 ‘인식’은 바로 그 문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니까 감각하는 것에서 아는 것으로 정보가 전달되는 것이다. ‘지각’과 ‘인지’ 사이를 오가는 것이 가능하고, ‘인식’이 바로 그런 오가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결국, 원시 감각 데이터를 의미 있는 이해로 바꾸는 연결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자각’도 ‘인지’에 관여가 되는데, ‘자각’한다는 것은 이상한 기분이 드는 것 같은 내면에서나, 날씨와 같이 외부에서 알게 되는 것처럼, 어떤 변화를 알아차리는 것을 의미한다. ‘자각’은 알거나 또는 알아차리는 정신 상태를 포함하기 때문에 인지의 일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깨닫는다’는 것은 이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을 이해할 때 느끼는 일종의 정신적인 클릭 같은 것이다. 인지 과정에서 여러 조각들이 하나로 합쳐져 무엇인가를 완전히 이해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렇게 인지는 이러한 모든 과정을 포괄하는 아주 넓은 개념이다. 그렇다고 ‘인지’라는 표현을 모든 곳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일까? 아니면, 어떤 경우에 ‘인지’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을까?

몇 가지 일상적인 예를 들어 이해에 도움을 주려고 한다. 만일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인지 능력이 필요할까?”라고 질문했다면, 이 때의 인지 능력은 아마도 기억력이나 추론할 수 있는 능력, 혹은 어떻게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전략을 세울 수 기획력 등을 의미할 수도 있다.

만일 취업 면접을 보는데, 담당관이 “이 직무는 뛰어난 인지 능력을 요구한다”라고 했다면, 이는 직무에 대해서 배우고, 그 경험을 가지고 어떤 결정을 내리기도 하고, 그러기 위해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건강 분야에서 “인지 능력의 저하되는 것을 모니터링한다”란 사람이 생각하고, 기억하고, 이해하는 방식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그 능력이 떨어지는지를 추적하고 측정해 보려고 하는 것을 이해될 수 있다.

디자인이나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인지 부하를 줄여야 한다”라고 했다면, 이는 사용자가 제품을 사용할 때 생각해야 하는 양을 줄여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렇게 단지 기억이나 결정처럼 한 가지 측면만이 아니라 광범위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인지’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지’와 MASERINTS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맥락’과는 어떤 관계에 있을까? 이 질문은 참 묘한 생각을 하게 해주는데, ‘인지’와 ‘맥락’이 그렇게 중요한 관계를 가지고 있을까 생각할 수 있겠지만, 둘 사이에는 충분한 연관이 있다.

‘맥락’이란 한마디로 주변 상황 혹은 상황들을 의미한다. 즉 물리적 환경, 사회적 환경, 그리고 무엇인가를 둘러싼 이전 이벤트나 조건들을 포함한다. 예를 들어 “그는 스트레스가 많은 맥락에서 그렇게 말했다”와 같이 말할 수 있다. ‘인지’는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학습하고, 어떻게 기억하고, 어떻게 결정하는지 그 방식과 같은 정신적 과정 자체를 의미한다.

인지’는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생각하고 결정을 잘 내리는 능력은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조용한 방과 같은 맥락에서는 개념이 잘 이해되지만, 시끄럽고 방해가 되는 그런 맥락에서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맥락’과 ‘인지’는 동일하지 않다. 그래서 “인지를 향상시킨다”는 말과 “맥락을 향상시킨다”는 말은 다르다. 예를 들어, 조용하고, 조명이 밝으며, 방해 요소를 최소화하는 환경과 같은 학습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인지에 도움이 되지만, 인지 그 자체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MASERINTS의 디지털 공간에 대한 개념적 디자인을 하려고 한다면, MASERINTS의 지원과 도움을 받아야 하는 주인공인 PTS(Person to be served)가 생각하고 결정하는 방식의 ‘인지’ 과정과 PTS가 있게 될 환경에서의 ‘맥락’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두 가지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보여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맥락’은 상황과 환경과 같은 외부적이고, ‘인지’는 정신 활동과 같은 내부적인 것이기 때문에 개념적 디자인 작업에서는 이 둘을 연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이런 질문들이 브레인스토밍 과정에서 나올 수도 있다. “이 맥락은 어떤 인지적 부담을 주는가?”, “이 맥락은 인지에 도움이 되는가, 아니면 방해가 되는가?” 이런 것들 말이다.

(1) Cognition, APA Dictionary of Psychology,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https://dictionary.apa.org/cognition  

(2) What is cognition? Cambridge Cognition, 2015, https://cambridgecognition.com/what-is-cognition

(3) Cognition, Encyclopedia Britannica, https://www.britannica.com/topic/cognition-thought-process

(4) Recognition and the perception–cognition divide, Greyson Abid, Wiley, 2020,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abs/10.1111/mila.123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