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사람들은 다양한 디지털 공간들에 빽빽하게 둘러싸여 살고 있다. 휴대폰을 확인하거나, YouTube를 보거나, WiFi를 이용해 일정을 확인하는 등의 일은 누구나 하는 디지털 공간에서의 일상적인 것이다. 게다가 이 디지털 공간은 매우 다양하기까지 하다. 무심코 앱을 열거나, 비디오를 스트리밍할 때마다, 사실은 조금씩 다른 디지털 공간에 발을 들여 놓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서비스’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제공한다.
비슷비슷하다고 생각되지만, 사람들이 어떤 앱을 사용하면, 그 앱과 사람들은 그 순간에 하나의 디지털 공간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YouTube를 볼 때면, 사람들은 YouTube 디지털 공간 안에 있는 셈이고, Netflix로 전환하면 Netflix의 디지털 공간으로 이동하는 셈이다.
내가 디지털 공간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마치 ‘서비스’를 얻기 위해 내 주변에 떠다니는 작은 섬들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것 같다. 이렇다면, 각 앱은 그 자체로는 유용할 수 있다지만, 디지털 공간들이 나와 엮여 있는 모양새는 매끄럽게 잘 통합된 모양은 아닌 것 같다.
이런 디지털 공간의 특징을 단편화(Fragmentation)라고 한다. 디지털 서비스가 전환될 때 나와 분리된다는 의미인데, 전환할 때 나의 주의력(Attention)은 전환을 위해 모두 빼앗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 디지털 공간은 잠시 동안 나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겠지만, 어떤 디지털 공간도 나에 대한 전체적인 상황은 알지 못한다.
다시 말해서, 나의 “빨래앱”은 내 빨래가 언제 끝났는지 알고, 나의 “일정앱”은 오후 3시에 내가 한가하다는 것을 알고, 내 “약복용앱”은 내가 이미 약 복용시간을 놓쳤다는 것을 알고, 내 “소셜앱”은 친구가 나의 게시물에 반응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각각의 기술적인 서비스는 나름의 좁은 범위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 어떤 앱도 내가 누구인지,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한 하나의 지속적인 이해로 그 조각들을 하나로 묶어주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삶은 일들의 연속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좋아하는 일이든, 해야 하는 일이든지 간에 그런 일들을 연속적으로 해 가면서 일상의 생활과 그로 인해 만들어지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러나 일관성 있게 연속적으로 잘 흘러가던 내 삶의 흐름을 끊는 중간에 개입된 디지털 공간과의 인터랙션은 내 삶의 흐름에 단절을 경험하게 하고, 그 단절된 삶의 흐름의 양편을 다시 매끄럽고 부드럽게 잇는 것은 모두 나의 책임으로 돌아온다.
수십 개의 버튼을 눌러, 수십 개의 디바이스를 제어할 수 있다고 해도, 그 디바이스들이 나의 삶의 흐름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냥 소파에서 일어나지 않고도 휴대폰으로 온도 조절기를 설정하고, 세탁을 시작하고, 주차 요금을 결제할 수 있지만, 여전히 내 삶의 흐름의 단절에서 오는 거추장스러움과 주의력의 방해, 그리고 그것들이 만드는 정신적인 스트레스의 조율은 전적으로 내가 알아서 해야 할 일인 것이다.

목 차
- 다른 형태의 디지털 공간
- 나의 동반자가 될 디지털 공간
- 이름도 특이한 ‘MASERINTS’의 등장
- 과거의 미래를 현재의 미래로
- 혼돈 속의 패턴추구자
- MASERINTS와 함께할 스토리텔링 여정 계획서
- 여정에 대한 부연 설명
Last Updated on 2025년 11월 03일 by MASERI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