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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005.01. Hugh Everett의 평행세계: 이론과 물리학

내가 살고 있는 세계와 교차하지 않는 평행 세계가 있을 것이라는 개념은 많은 사람들이 공상과학이나 다큐멘터리를 통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매우 흥미로운 주제이고, 과학적이면서도 문화적 뿌리를 가지고 있다고 여겨지는 분야이다. 그런데, 이러한 이론의 주요 출처 중 하나는 신화를 다루는 분야도 아니고, 전통적인 구전으로 이루어진 문화적인 것에 바탕을 둔 것도 아니라 물리학, 특히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과 우주론(Cosmology)이라는 것이다.

‘평행 세계’ 이론은 왜 물리학에서 유래했을까? ‘평행 세계’가 있다는 것은 신화처럼 느껴지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버전, 즉 여러 개의 ‘시간영역’이든가, 여러 개의 버전을 가지고 있는 현실, 또는 나란히 존재하는 우주 등은 신화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각각이 의미하는 바를 들어 보면, 이것이 신화적으로 전해 내려왔다는 생각에 약간의 의문이 생기기는 한다.

예를 들어 여러 개의 ‘시간영역’(1)이란 모든 중요한 선택이나 사건이 서로 다른 미래로 이어질 수 있으며, 각각은 별도의 ‘시간영역’을 형성한다는 개념이다.

또 여러 개의 버전을 가진 현실(1)이라는 의미도 다른 다양한 결과가 가능할 때, 현실은 여러 버전으로 나뉘며, 각 버전은 서로 다른 결과가 포함된다는 개념이다.

특히 나란히 존재하는 우주들(2)이란 표현은 특히 신화적일 수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표현인데, 이것은 여러 개의 서로 다른 우주가 동시에 존재하며, 각 우주가 사건이나 법칙 또는 역사에 대한 고유한 버전을 가지고 있다는 개념이다.

이런 표현들은 매우 구체적이며, 우주라는 것을 과연 옛 사람들이 생각을 이렇게까지 생각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한다(3). 이러한 표현은 오히려 과학 토론이나 관련 교과서, 다큐멘터리나 강의, 특히 양자역학(4)과 우주론에 대한 설명에서 자주 등장한다. 다시 말해, 신화적인 것이 아니라 현대 물리학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저 아무 물리학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특히 양자역학과 우주론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그래도 마음 한 켠에서는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질문이 있다. 왜 하필 물리학일까? 심리학, 철학, 고대 전설은 왜 아닐까? 그러나 이 글을 읽을 때 중요하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이 모든 주장이 언제라도 가설로 변할 수 있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은 사람의 머리에서 나왔고, 또 그렇게 큰 소리로 주장을 했기에 사람들은 그렇다고 여겨주지만, 중요한 것은 반박할 수 있는 주장이 아직 나오지 않았을 뿐이지, 그들의 주장이 완전한 진리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과학은 발견에 의해 주장을 만든다. 발견한다는 것은 존재하는 대상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존재하는 대상의 시작은 어떻게 되었는지 그것이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단지 내가 그들보다 그 분야에서 많은 지식이 없기 때문에 그들의 주장을 한 번 들어준다고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진리라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또 아무리 많은 시간이 지나도 같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변한다면 그것은 진리가 아니기 때문에 진리로 섣불리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는 것이다.

아직까지 이 ‘평행 세계’에 대한 부분에 대해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양자역학이 ‘평행 세계’를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양자역학은 전자, 광자, 원자와 같은 가장 작은 구성 요소를 다룬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작은 입자들의 기이한 움직임은 물리학자들에게 “현실”의 의미조차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기이한 움직임”이라는 표현자체가 우선 모든 것을 정확하게 정의 내릴 수 없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우선 첫 번째로, 양자역학은 입자가 동시에 여러 가지 가능한 상태를 취한다는 것이다. 즉, 이것을 “중첩(Superposition)”이라고 하는데, 매우 이상한 현상이지만, 전자는 한 곳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수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관찰되기 전까지 동시에 여러 가능한 장소에 존재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5).

두 번째로, 일부 물리학자들은 “수학적으로 여러 상태가 존재한다는 것이 가능하다면, …, 만약 그 상태가 모두 존재한다면 어떨까?”라고 질문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Hugh Everett이 등장한다. 1957년, 그는 양자역학에 대한 “다세계해석(Many-Worlds Interpretation)”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 ‘다세계해석’에서 “양자 사건의 모든 가능한 결과는 발생하지만, 서로 다른, 갈라지는 우주에서 발생한다”고 되어 있다. 이것이 현대의 “평행 우주(1)”의 기원이다.

세 번째로, 양자역학은 무작위성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일부 해석은 “우주는 무작위로 하나의 결과를 선택한다”고 되어 있으나 Hugh Everett의 해석은 “우주는 선택하지 않고 단순히 분열될 뿐이며, 각 결과는 서로 다른 갈래로 갈라진다”고 해석했다는 것이다.

도대체 그렇게 주장한 근거는 무엇이었을까? 이는 너무나 급진적이어서 그 당시 과학자, 공상과학 작가, 그리고 일반 대중의 상상력을 자연스럽게 사로잡았다고 한다.

그래서 1957년에 제안된 Hugh Everett의 ‘다세계해석’은 평행 우주 개념에 대한 강력하고 새로운 틀을 제공하는 급진적인 아이디어였기 때문에, 이 개념은 곧 SF 소설의 주요 영감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는 1970년대 초 물리학자 Bryce DeWitt에 의해 대중화되기 전까지는 물리학 외의 분야에서는 널리 알려지거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렇게 사람들에게 늦게 알려진 덕에 Hugh Everett의 ‘다세계해석’을 직접적 기반으로 한 가장 유명하고 널리 알려진 소설들은 그의 1957년 논문 바로 다음이 아니라 1970년대 이후에 나왔다고 한다.

대체되는 ‘시간영역’의 개념은 마법이나 시간 여행 같은 생각을 통해서 그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다세계해석’은 “다중우주(Multiverse)”의 존재에 대한 과학적, 양자 역학적 근거를 제공했고, 작가들은 이를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7).

그러나 Hugh Everett의 ‘다세계해석’ 개념이 대중화되기 전에도 평행 또는 대체 현실이라는 개념이 공상과학에 존재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렇게 공상과학 소설이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로 밝혀질 수 있는 어떤 확실한 근거가 없다는 일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우주론이 ‘평행 우주’를 만들어낸 이유가 있다. 우주론은 우주 전체, 그 기원, 그리고 그 구조를 다루는 학문이다. 그래서 ‘다중우주’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두 가지 주요 발전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가 초기 우주는 서로 다른 속도로 팽창했다는 ‘급팽창이론(Inflation Theory)’이다. 급팽창이론에 따르면, 빅뱅(Big Bang) 이후 우주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록 팽창했다고 한다. 하지만 ‘급팽창’은 균일하게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했다. 초기 우주의 서로 다른 영역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팽창하여 서로 다른 물리 법칙을 가진 별개의 우주를 형성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거품다중우주(Cosmic Bubble Multiverse)(6)”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빅뱅 방정식이 수많은 우주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즉, 우주의 탄생에 관련된 공식은 답 하나만을 내놓는 그런 딱딱한 산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음식을 만드는 것처럼 재료를 어떻게 넣는 지에 따라 전혀 다른 요리가 나올 수 있듯이, 아주 작은 수치의 차이가 완전히 다른 성질을 가진 우주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논리에 다다르게 된다.

Joseph Campbell이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The Hero with a Thousand Faces)”에서 말한 영웅이 수만 가지의 모습(천의 얼굴)으로 나타나듯, 우주 또한 하나의 공식 안에서 수만 가지의 풍경으로 펼쳐져 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우연히 이 특별한 우주에 초대받았다는 경이로움을 전하는 동시에, 보이지 않는 곳에 사람들이 상상하지 못한 수많은 세계가 숨 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력을 자극하게 되는 것이다.

수학 자체는 단 하나의 우주만 필요한 것은 아니며, 우주론자들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일반 상대성 이론의 방정식은 ‘다중우주’의 존재를 금지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연적으로 ‘다중우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2)” Max Tegmark는 ‘다중우주’를 4단계로 분류했는데, 이는 “다중우주 이론”의 토대가 되었다고 한다.

(1) “Relative State” Formulation of Quantum Mechanics, Hugh Everett III, 1957, https://plato.stanford.edu/archives/sum2012/entries/qm-everett/, https://journals.aps.org/rmp/abstract/10.1103/RevModPhys.29.454,

(2) Parallel Universes, Max Tegmark, Scientific American, 2003, https://space.mit.edu/home/tegmark/PDF/multiverse_sciam.pdf

(3) Sean Carroll의 블로그 및 책: https://www.preposterousuniverse.com/ , https://www.preposterousuniverse.com/?s=The+Many-Worlds+of+Quantum+Mechanics

(4) Quantum Physics III, MIT OpenCourseWare, https://ocw.mit.edu/courses/8-06-quantum-physics-iii-spring-2018/

(5) Introduction to Quantum Mechanics, David J. Griffiths, 1995, https://www.fisica.net/mecanica-quantica/Griffiths%20-%20Introduction%20to%20quantum%20mechanics.pdf

(6) Inflationary universe: A possible solution to the horizon and flatness problems, Alan Guth, Eternal Inflation theory, 1981, https://www.astro.rug.nl/~weygaert/tim1publication/cosmo2007/literature/inflationary.universe.guth.physrevd-1981.pdf,

https://journals.aps.org/prd/abstract/10.1103/PhysRevD.23.347 (Not Embedded)

> The Hidden Reality: Parallel Universes and the Deep Laws of the Cosmos, Brian Greene, 2011, https://en.wikipedia.org/wiki/The_Hidden_Reality

(7) ‘다세계해석’에 의해 영감 받아서 나온 소설들

> 『The Man Who Folded Himself』, David Gerrold, 1973, https://en.wikipedia.org/wiki/The_Man_Who_Folded_Himself

> 『The Number of the Beast』, Robert A. Heinlein, 1980, https://en.wikipedia.org/wiki/The_Number_of_the_Beast_(novel)

> 『The Guns of Avalon』Roger Zelazny , 1972, https://en.wikipedia.org/wiki/The_Guns_of_Aval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