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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92.IV.01. Mark Weiser on Ubicomp(Interview)

이 글은 유비쿼터스 컴퓨팅(Ubicomp)에 관한 Mark Weiser 박사의 인터뷰 기사(1)이다. 이 기사는 1992년 2월 스웨덴 잡지 Datateknik에 실린 기사이다.

인터뷰 서두에서 Mark Weiser 박사는 당시의 컴퓨터 이용 방식에 대해 조용한 불만을 드러냈다. 1990년대 초반에는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데스크톱 퍼스널 컴퓨터’가 지배적인 컴퓨팅 모델이었던 시대였다. ‘데스크탑 컴퓨터’라는 표현은 1990년대의 퍼스널 컴퓨터에 대한 메타포로 여겨지기도 했다.

사람들은 컴퓨터를 쓰기 위해 책상으로 와서 직접 컴퓨터 앞으로 다가가야 했고, 모든 관심과 주의력을 그 컴퓨터에 쏟아야 했다. 즉, 컴퓨터가 세상의 중심이었고, 사람들은 컴퓨터가 만들어 놓은 그 세계 속으로 억지로 들어가야만 했었다.

Mark Weiser 박사는 이러한 관계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고 본 것이다. 그는 기존의 컴퓨터 사용 방식이 사람을 컴퓨터에 맞추도록 강요한다고 설명했다. 당시의 VR 시스템이 극단적인 예였는데, 사용자는 디지털 환경과 상호작용하기 위해 무거운 헬멧과 장갑까지 착용해야 했다. 이러한 종류의 컴퓨팅은 사용자의 온 신경과 집중력을 요구하였으며, 결국 사용자를 일상적인 환경으로부터 완전히 격리시킨 꼴이 된 것이다.

Mark Weiser 박사의 제안은 이와 정반대였다. 사람이 컴퓨터의 세계로 들어가는 대신, 컴퓨터가 사람의 삶 속으로 조용히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단 한 대의 강력한 컴퓨터가 아니라, 사람들 일상 곳곳에 스며든 수많은 작은 컴퓨터들이 환경의 일부가 되는 세상을 꿈꾼 것이다.

그 결과물은 컴퓨팅이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 그런 환경을 가진 세상이다. Mark Weiser 박사는 이를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드러나지 않는” 컴퓨팅이라 불렀다.

어디에나 있는데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처음에는 역설적으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Mark Weiser 박사는 가장 성공적인 기술일수록 결국 이런 식으로 눈에 띄지 않게 된다고 믿었다. 기술이 일상에 완전히 녹아들면, 사람들은 더 이상 그것을 기술로 생각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종이나 연필을 예로 들었는데, 이들 역시 분명 인류가 발명한 기술이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사용하면서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저 아무런 고민 없이 사용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손을 뻗을 뿐이다. Mark Weiser 박사가 생각한 컴퓨팅의 진정한 운명 또한 이와 같았다. 즉, 컴퓨터가 필기구처럼 평범하고 당연한 존재가 되어, 마침내 사람들의 의식 너머로 사라지는 것이다.

인터뷰 중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Mark Weiser 박사가 ‘퍼스널 컴퓨팅’이라는 개념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순간이다.

19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 사이, 많은 사람들은 미래의 컴퓨터가 더욱 더 개인화되고, 사용자와 친밀한 존재가 되어 더욱 밀착될 것이라고 믿었다. 컴퓨터가 마치 곁에 있는 단짝 친구처럼, 혹은 동반자처럼 변할 것이라 본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이를 심지어 ‘친밀한 컴퓨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Mark Weiser 박사의 생각은 단호했다. 그는 인터뷰 도중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친밀한 컴퓨팅’이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모를 거부감이 든다고 털어놓았다. 그러고는 뼈 있는 질문을 하나 던진다. “당신은 볼펜과 친밀한 관계인가요?

MASERINTS의 입장에서는 이와 약간 다르다. 즉 사람들이 볼펜과 친밀할 필요는 없겠지만, 일상 생활에 만나는 소위 “Everyday Object”가 되는 대상은 매우 좋은 도구처럼 다가와야 하고, 친밀하다는 표현대신 손에 익었다는 표현이 더욱 어울릴 것 같다. 또한 디지털 공간과는 이렇게 손만 아니라 사람의 일상 생활 속에서의 활동에 엮어져 들어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매우 가까운 존재가 되어야 하는 것은 틀림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MASERINTS는 집사같이 나와 같이 살아가는 동반자 같은 디지털 공간이라고 표현한다. 동반자는 결코 통제하려고 하려고 하지 않고 무한한 지원과 도움만을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Mark Weiser의 그 당시 질문은 단순한 유머가 아니라 그의 중요한 철학적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Mark Weiser 박사는 사람들이 기계에 감정적으로 애착을 가지거나 얽매이는 상황을 원하지 않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MASERINTS에서도 같은 입장이다.

그는 기술이 사람의 활동하는 일상의 배경으로 조용히 물러나, 사용자의 관심과 주의력을 요구하거나 심리적 의존성을 만들어내서는 안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즉, 컴퓨터는 사람의 관심을 끌기 위해 경쟁하기보다는 조용히 사람들의 삶을 묵묵히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MASERINTS에서는 친밀하다는 표현이 1대1의 주고받는 관계가 아니라 대부분 디지털 공간이 사람들을 위해 모든 지원과 도움을 제공하는 것을 볼 때, 과연 이것을 친밀한 관계로 볼 것인가? 아니면 헌신적인 집사와 같다고 봐야 하는가?

이러한 생각은 훗날 ‘Calm Technology’라는 개념으로 정립되었다. 비록 이 표현이 본격적으로 화두가 된 것은 Mark Weiser 박사가 세상을 떠난 뒤였지만, 그 뿌리는 Mark Weiser 박사의 여러 글에 이미 깊이 박혀 있었다.

(1) Mark Weiser on Ubiquitous Computing, A Swedish interview, Datateknik, Feb 18, 1992, https://medium.com/%40h4sweden/mark-weiser-on-ubiquitous-computing-043678c0d8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