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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006.04. ‘유비쿼터스’한 역사적 산출물들

“무엇인가가 어디에나 있다” 혹은 “무엇인가 ‘유비쿼터스’하다”라고 이야기가 되려면, 전기처럼 거쳐야 하는 역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간단히 말해 사용방법의 변화는 시간이 흘러야 하는 것인데, 시간이 지나 과거를 돌아보면, 사물이 어떻게 흘러왔는지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점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항상 당장 눈에 띄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명확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반드시 어떤 것이 먼저 일어나야 하고, 다른 것이 뒤에 온다는 보장은 없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흔하게 가지고 있고 사용해 온 것을 보면 다음과 같은 과정을 가지는 것으로 생각이 든다.

우선 설명을 일반적으로 하기 위해 기술적인 산출물이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 기술적 산출물이라는 것이 전기와 같이 지금은 흔하게 되었고 어디에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해 보자.

첫 번째로, 기술적 산출물도 존재하지 않던 때가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기술적 산출물이 어디에나 있기 때문에 전기처럼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의식 속에서 사라져 버렸고, 의식 속에 기술적 산출물을 두지 않음으로써 일상 속에서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들에 더 신경 쓸 수 있는 여유가 생길 수 있다지만, 그 기술적 산출물도 이 세상에 전혀 존재하지 않고, 하나도 없던 시절이 있었다. 기술적 산출물의 존재 조차를 모르던 그런 시절의 이야기이다.

두 번째로, 기술적 산출물이 조금씩 선보이기 시작하던 때가 있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기술적 산출물이 어떤 혜택을 주는지 알게 되었고, 그 기술적 산출물이 자신에게도 있었으면 하고 바라면서 기술적 산출물이 제공하는 기능보다 그 기술적 산출물이라는 자체에 더 중요함을 가지던 시절이 있게 된다. 만일 기술적 산출물을 한번 사용하거나 보고 싶으면 특별한 장소나 사람을 만나야 하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세 번째로, 점점 많은 사람들이 기술적 산출물을 사용하게 된 때가 있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기반이 되는 인프라가 여기 저기 생겨나기 시작하고, 기술적 산출물을 소유한 사람이 많아지면서 흔하지 않을 때처럼 나누어 쓰거나 그것을 사용하기 위해 특별한 장소나 특별한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될 정도의 개인적인 것이 된다. 물론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유하게 되는 그런 단계가 있게 된다. 어떤 것들은 홀로 존재하기도 하지만, 어떤 것들은 서로 연결되어 그 효과가 더욱 크게 만들어지는 것도 있다.

네 번째로, 이렇게 많아지다 보니 기술적 산출물이 아주 흔하게 된 때가 있었다. 매일 어느 곳에 가든지 원하면 필요한 기술적 산출물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그래서 기술적 산출물이 흔한 것이 되고, 기술적 산출물을 소유해서 가지는 기쁨보다 많은 기술적 산출물을 활용해서 자신에게 필요한 다른 것으로 결과를 가지려고 하는 그런 단계가 있게 된다. 즉, 기술적 산출물 자체보다는 자신이 살아가면서 사람답게 살기 위해 기술적 산출물을 활용해 이룰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기술적 산출물은 일반적인 것이 되었지만, 그로 인한 효과가 자신만의 생활에 맞추어 지기를 바라는 그런 단계가 있는 것이다.

위에서 기술적 산출물 대신에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의 사용으로 대체해서 생각해보면, 위의 단계를 거쳐 온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그런데,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단계를 거쳐서 새로운 기술이 발전하는 흐름은 사람들이 원하든지, 원하지 않든지 오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기술적인 발전의 흐름이 있고 나서 생겨난 결과물을 가지고 지금껏 그래 왔듯이 매일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갑작스러운 변화는 의식의 전환이라는 단계가 짧기 때문에 그만큼의 부작용이 있게 되지만, 세상은 갑작스럽지 않고 서서히 다가오는 부분이 더 많은 것 같다. 나름대로 사람들이 준비할 시간을 가지게 하는 것 같다.

여기서 기술적 산출물 대신에 컴퓨팅이란 단어를 집어넣어 보면, Ubicomp에 대해 조금은 더 이해가 갈 것 같은데, 그래도 충분하지는 않은 것 같다. 컴퓨팅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컴퓨팅이 흔하게 된다는 표현이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라면 말이 되는데, 컴퓨팅을 집어넣으면 약간 이해하기 힘든 말로 변해 버린다. 그럼 이제 컴퓨팅이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