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독창적인 것을 만들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를 찾는 경우가 많다. 책을 사고, 밤 늦게까지 인터넷을 검색하고,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지만 이러한 접근방식은 상당한 시간, 비용과 그리고 에너지가 필요하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매우 고된 작업이며, 설령 그렇게 노력을 하더라도 새로운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그런데, 이러한 방법은 아이디어를 찾는 데 가장 자주 시도되고 있고, 또 그래서 가장 자주 실패하는 접근 방식 중 하나가 아닐까? 그렇다면 새롭게 무엇인가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목적지도 모르고 마냥 걷는 나그네처럼, 찾는다는 보장도 없이 시도하는 그런 스트레스로만 남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미 알고 있는 것, 익숙하면서도, 어떻게 보면 발견되기를 잠잠히 기다리고 있는 듯한 내 안에 있는 심오한 무엇인가로 접근하기로 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을 더듬어 찾아가는 것이다. 지금은 평범하게 느껴지는 모든 것, 모든 일상, 모든 환경, 모든 습관도 한 때 새로운 무엇인가로 시작되었다. 하나하나가 어떻게 해서 어느 순간에 ‘창출’되었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내 자신과 주변의 대상과의 경험들조차도 한때는 신선하고 낯선 순간들로 탄생했다는 것이다.
내가 우선 자각해야 하는 것은 나의 경험은 그저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더 작은 기억, 감각, 지식, 그리고 감정의 수많은 작은 조각들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어떤 것은 오래되기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어떤 것은 새롭게 만들어진 것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하나의 순간에 얽매이지 않는다.
이러한 조각들은 서로 다른 시간, 다른 이벤트, 그리고 다른 맥락에 걸쳐 있다. 그래서 그것들을 단순한 기억이나 경험이 아니라 다른 새로운 조합으로 결합해 조립이 가능한 모듈화 된 혹은 단편화 된 작은 ‘조각경험’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기 시작하면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즉, 새로운 경험이 나의 오래된 경험에서도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비밀이다.
사실, 내 안에 잠자고 있는 경험의 조각들을 발견함으로써, 그리고 내가 이미 경험했던 것을 재검토함으로써, 나는 잠잠히 찾아 지기를 기다리는 새로운 ‘창출’의 씨앗을 발견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내가 ‘경험의 발견’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나의 경험은 대단한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아도 부드럽고 쉽게 다가갈 수 있다. 그리고 그로부터 진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만들어 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스트레스와 긴장을 통해서가 아니라, 섬세하고 미묘한 자각의 변화를 통해서 말이다.
이 방법은 언뜻 보기에 매우 단순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꾸준히 연습하면 매우 강력해질 수 있는 것이 이미 밝힌 방법으로 시도해 보면, 많은 시간, 비용 그리고 에너지가 소비되는 것은 아닐지 모르지만, 나름대로 나의 두뇌가 엄청 피곤할 정도로 깨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훈련을 반복함으로써 내 두뇌가 점점 무엇인가로 채워지는 듯한 느낌마저 가진다. 이렇게 생각과 기억의 조각들을 재결합하는 행위를 나는 ‘경험의 창출’이라고 부른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을 거칠 때마다 새로운 ‘간접경험’들이 탄생한다. 비록 실시간으로 경험되지는 않았지만, 마음 속 깊숙이 느껴지는 경험들이다.
이러한 ‘간접경험’을 흡수하여 개인적이고 생생한 무엇인가로 변화시킬 수 있다면, 사람들이 말하는 통찰력이 있는 사람, 현명한 사람, 스마트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걱정할 것이 없는 것이, 이렇게 조각으로 나눈 ‘조각경험’을 가지게 되면 두뇌는 본질적인 욕구로 인해 스스로 이 ‘조각경험’을 다르게 조합하여 결합하고, 새로운 ‘간접경험’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내 자신의 무릎을 ‘탁!’ 칠 정도로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완전히 새로운 것에서부터 찾아 나서는 것보다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재발견하는 데서, 즉 익숙한 경험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데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나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경험에 대한 더 많은 발견이다. 그리고 발견된 모든 경험에는 나에게 속삭임으로 다가오는 지혜가 가득 담겨 있다.
과거의 경험과 새로운 경험의 만남
만일 지금 당장 MASERINTS의 디지털 세상이 온다고 해도, 혹은 “The Truman Show”라는 영화처럼 MASERINTS의 디지털 세상을 그대로 닮은 거대한 공간을 만들어 놓고 그 곳에서 살게 된다고 해도 아마 나는 그 공간 안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왜냐하면, 어떤 것들은 그 환경 안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그 무엇에 대해 내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는 문제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MASERINTS의 디지털 공간이 더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공간일 수도 있다. 나는 지금 기계와 디바이스들과 같이 공존하면서 오히려 기계나 디바이스, 그리고 시스템이라고 부르는 여러 가지에 오히려 내 자신을 맞추면서 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람처럼 살기 보다는 보다 편리하고 기술 위에서 서핑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영화 “Terminator”에서와 같이 그런 세상은 결국 이렇게 나도 모르게 기계나 디바이스, 시스템에 이끌려 동화되어 살려는 생각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이렇게 새로운 세상이 갑자기 와도 내가 더 헤맬 수밖에 없는 것은 내가 ‘경험의 발견’이 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Ubicomp 세상도, MASERINTS의 디지털 공간도 마술처럼 갑자기 나타나지 않고, 서서히 아주 서서히 다가오게 된다. 내가 한 쪽 발을 이미 MASERINTS의 디지털 세상에 담그고 있다는 것을 모르게 다가온다. 그렇게 되면, MASERINTS의 디지털 세상에서는 그런 당혹함도, 놀람도 또 그런 복잡함도 없게 된다. 나도 나의 습관, 나의 문화가 그렇게 물들고 있다는 것을 결코 자각하지 못한 채 변해갈 것이다.
MASERINTS의 디지털 공간과 같이 살아간다면, 그냥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지금보다는 줄어 들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MASERINTS의 디지털 공간은 사람답게 살게 해줄 수 있는 여유를 나에게 주는 공간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가질 수 있음에도 단지 내 눈에 보이는 새로운 기계나 디바이스, 그리고 획기적인 시스템에 유혹되어 그것들로 가득 쌓인 그런 하드웨어 적인 세상으로 만들어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렇게 서서히 다가오는 MASERINTS의 디지털 공간에서 보다 사람답게 살기 위해 서서히 그런 준비를 나는 해가고 있다. 지금 이런 모든 Storytelling이 그 세상을 위해 나도 모르게 준비하려는 생각에서 시작된 것은 아닐까? 그냥 현재가 계속 과거가 되는 삶보다는 비전과 목표가 있어서 앞을 바라보고 걸어가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서 그런 준비를 하는 것은 아닐까?
근육을 만드는 사람들은 마지막에 근육이 찢어지는 듯한 과정을 거쳐야 비로서 단단한 근육이 만들어 진다는 것을 안다. 그렇듯이 “경험의 발견과 창출”에 대한 시도와 반복적인 훈련이 내 두뇌를 쥐어 짜듯이 힘들게 할지 모르겠지만, 내 두뇌가 근육이 생기면 생길수록 오히려 더욱 말랑말랑한 두뇌가 되는 경험을 하고 싶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준비라는 것이 그렇게 거창한 것은 아닐지 모르겠지만, 매우 중요한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리고 그런 준비로 인해 경험을 발견도 하지만, 또 경험을 창출하는 맛도 보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내 정해진 삶의 시간은 절대적인 하루의 시간을 뛰어 넘어 더 많이 가질 수도 있고, 적어도 지금과는 달리 두세 배의 시간을 가지면서 살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는 것이다.
내가 ‘창출’을 더 하고 싶으면, 더욱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내 안의 경험을 발견하는 일이다. 만일 내가 스스로 Storytelling을 구체화해 가면서 “아! 이런 것이 내가 있을 미래의 세상의 모습이구나!”하고 느낀다면 나는 MASERINTS를 디디고 서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 DAGENAM의 여정을 넘어 이제 막 Ubicomp의 세상으로 들어가 Storytelling을 시작하려고 한다. 이제까지 DAGENAM이라는 개념을 알아가면서 새삼 작은 두뇌의 오묘한 동작에 대해 신비하게 느껴진다. 물론 DAGENAM에 대한 Storytelling이 끝난 것은 아니다. Mark Weiser가 제안한 Ubicomp의 세상에 대한 Storytelling에서도 언급이 된다. 경험의 발견과 창출, 그리고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간접경험’, 여섯 번째 감각이라고도 불리는 이런 경험들이 잊히지 않고 남아있게 된다면 굉장한 지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느끼면서 MASERINTS를 태어나게 한 DAGENAM과 Ubicomp의 만남은 어떠했는지 그 세상 속의 Storytelling을 만들어가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