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 못하는 경험들이 불쑥불쑥 떠오르는 것은 왜 그럴까? 두뇌가 별개의 ‘조각경험’들을 연결할 때 그 사이를 메우는 Filler(1)(2)(3)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두뇌가 ‘조각경험’을 연결하면서 있을 법한 빈틈을 메우는 데 Filler로 어떤 요소를 사용할까? 그렇다면, DAGENAM의 ‘경험의미부여기’도 ‘조각경험’들을 연결할 때 유사하게 메워야 할 경험이나 요소를 찾아 Filler로 만들어야 한다. 우선 DAGENAM이나 MASERINTS 상에서의 디자인과 구현은 후에 다시 이야기하기로 하고, 실제 두뇌에서 Filler에 대해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사람이 세상을 인지하거나 기억하려고 할 때, 두뇌는 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작동하는 경우가 드물다(4)고 한다. 오히려 두뇌는 부분적이고 단편적인 정보, 불완전한 인상, 희미해져 가는 기억의 흔적 등을 받아들이고, 그것들을 조합하여 일관성 있는 그림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구성 과정은 마구잡이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두뇌는 기억을 완성하거나 상황을 해석하기 위해 어떤 요소를 Filler로 사용할 지 결정하는 기준이 있다.
Filler의 선택과 연상력
가장 강력한 기준 원칙 중 하나는 ‘연상력(Associative Strength)’이다. 글자 그대로 두 가지 생각이나 기억, 경험 또는 감각이 두뇌에서 얼마나 강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의미하는데, 즉,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하나가 선택되면, 강하게 연결되어 있는 다른 것도 선택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자주 함께 사용되거나 경험된 항목들을 먼저 떠올린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에 같은 음악을 들으면서 커피를 마신다면, ‘커피향’과 ‘아침에 자주 듣는 음악’이 강하게 연결되어 그 음악만 들어도 갑자기 커피가 마시고 싶어 질 수 있는 데, 이것은 서로 연상되기 때문이다. 비와 우산, 젖은 거리와 회색 하늘을 반복적으로 함께 경험했다면, 이러한 항목들은 기억 네트워크에서 긴밀하게 연결된다. 이러한 연결고리 중 하나가 단서로 나타나면, 다른 항목들이 쉽게 떠올라 누락된 세부 정보를 채워주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신경과학자들이 ‘패턴 완성’이라고 부르는 것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즉, 부분적인 단서가 더 큰 저장된 패턴을 복원하는 것이다(5).
연결되어 연상되는 그 강도는 상황마다 다를 수 있는 데, 결국, 쉽게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연상은 어떤 맥락적인 부분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같은 상황이나 환경에서 함께 발생한 주변 일들도 연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우연히 바닷가에서 친한 친구를 만났다면, 그 만남의 맥락적 요소들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그 당시 주변에서 들려오는 파도소리, 살짝 비리고 짠 바다 냄새, 그리고 해변에서 들려오던 강렬한 웃음소리 들은 모두 그 ‘해변’이라는 장소와 시간에 대해 그의 주변 맥락적 요소들이 같은 연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항상 두 가지만 연상력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차후에 ‘경험의 창출’을 경험하는 시뮬레이션을 시도할 때에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언급된 각주의 내용
(1) A neural mechanism for contextualizing fragmented inputs during naturalistic vision, Daniel Kaiser, Jacopo Turini, Radoslaw M Cichy, 2019, https://elifesciences.org/articles/48182
>> 두뇌는 지각이나 기억을 형성할 때 불완전하거나 단편적인 경험 사이의 간극을 메운다고 알려져 있다. 즉 두뇌는 단편적인 감각정보를 통합하여 일관된 지각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 자연스러운 시각 과정에서 두뇌는 지속적으로 불완전한 정보 조각들을 받아들이고, 이를 통합하여 의미 있는 장면 표현을 만들어낸다.
본 글에서는 이러한 정보 통합이 맥락화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제안한다. 즉, 두뇌는 장면에서 정보가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위치에 대한 사전 지식을 활용하여 들어오는 정보를 의미 있게 분류한다는 것이다. <Abstract에서…>
(2) Mind the gap: binding experiences across space and time in the human hippocampus, Bernhard P Staresina, Lila Davachi, 2009, https://pubmed.ncbi.nlm.nih.gov/19640484/
>> 두뇌의 Hippocampus는 단편적인 사건들의 공간적, 시간적 간극을 넘어 경험의 요소들을 결합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두뇌가 단편들을 연결하여 일관된 기억이나 이해를 만들어낸다는 중요한 증거이다.
>> “이러한 결과는 Hippocampus의 핵심적인 기억 기능이 사람들의 경험에서 나타나는 표상적 간극(Representational Gaps)을 메우는 것임을 보여준다.” <Abstract에서…>
(3) What Is Top-Down Processing? Kendra Cherry, 2025, https://www.verywellmind.com/what-is-top-down-processing-2795975
>> 이 개념은 두뇌가 사전 지식(Prior Knowledge)과 경험을 활용하여 모호하거나 불완전한 감각 데이터를 해석하는 방식을 설명한다. 즉, 과거의 단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누락된 세부 정보를 채워 넣는 것이다.
>> “모호한 상황에서 두뇌는 누락된 정보를 채우기 위해 Top-down 처리 방식에 더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착시 현상(Visual Illusion)을 해석할 때 두뇌는 누락된 시각 정보를 채워 넣어 모호한 형상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 Ambiguity…>
>> “두뇌는 사용자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누락된 세부 정보를 채우고 오류를 수정한다.”
(4) Neuroscience of Behavior, Mario Treviño, Oscar Arias-Carrión, Braniff de la Torre-Valdovinos, Paulina Osuna Carrasco, Inmaculada Márquez, 2025,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12641644
>> < Organisms Operate Under Incomplete Information에서 인용>
“모든 생물은 세상이 나타내려고 하는 것들을 완전하고 안정적으로 지각하지 못한다. 사람들의 주변 환경은 실제로 잡음도 많고, 모호한 것이 많으며, 단지 부분적으로만 관찰이 가능하다. 그 결과 감각적인 입력은 자주 왜곡되고, 가려지고, 어떤 때는 아예 누락되기도 한다.”
“신경 회로는 예상되는 입력과 예측 오류를 모두 인코딩하고, 반복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내부 모델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여 미래의 예상치 못한 상황을 최소화한다.”
“이러한 능력은 감각 입력을 예측, 시뮬레이션 및 해석하여 정보의 공백을 채우고 신호를 명확하게 하는 내부 모델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있다.”
위의 주장으로 두뇌가 완전한 정보를 거의 갖고 있지 않으며, 대신 내부 모델을 사용하여 부족한 감각 입력을 해석하고 채워 넣는 방식을 사용한다는 생각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5) Pattern separation in the hippocampus, Michael A Yassa, Craig E L Stark, 2011,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3183227
>> 이 논문의 핵심 주제는 유사한 기억을 구분하는 패턴 분리와 부분적인 단서를 통해 전체 기억을 불러오는 패턴 완성 사이의 계산적 균형이다.
>> “Hippocampus는 … 부분적인 단서를 통해 기억을 불러오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패턴 완성은 잡음이나 불완전한 감각 입력이 있는 상황에서도 정확한 일반화를 가능하게 한다.”, “패턴 완성은 오버랩 되는 표현들을 더욱 오버랩 시켜 기억 회수를 용이하게 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Hippocampus에 기인하는 특징적인 기억 형태에는 … 회상, 결합, 맥락적 결합, 복합 연상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