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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과거 DAGENAM이 유발점

        MASERINTS라는 디지털 공간은 주로 PTS의 경험과 현실을 동기화하는 방법을 사용하려고 한다. 경험과 현실을 동기화한다는 개념은 MASERINTS로써는 매우 중요한데, 사실 알고 보면, 사람들이 누구나 그렇게 겪으면서 살아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예를 들어서, 경험이란 자신이 느끼고, 기억하고, 무엇인가 자신에게 일어났거나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다. 그런데, 현실이란 주변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며, 자신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들도 많이 포함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이, 경험과 현실은 항상 같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때로는 자신의 경험과 자신의 현실 세계가 완벽하게 일치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책상 위에 스마트폰을 올려 놓았던 기억이 나고, 바로 거기에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현실도 스마트폰은 거기에 있다. 하지만 때로는 그 둘이 일치하지 않을 때도 있다. 마치 전기 스위치를 내렸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이미 중요한 메시지를 보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는 그 메시지를 보내려고 스마트폰을 다시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마음은 하나의 경험을 하고 있지만 현실은 조용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MASERINTS의 디지털 공간은 그런 차이를 알아차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둘을 조심스럽게 다시 하나로 합치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동기화’란 표현을 사용한 이유인데, MASERINTS는 내 자신이 믿거나 느끼는 것 같은 나만의 내면 세계와 나에게 실제 일어나고 있는 현실 세계를 일치시키는 데 도움을 주게 되는 그 방법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언급한 UCA(Ubiquitous Computational Access)의 하나이다. 여기서 “도움”을 준다는 것이 바로 ‘서비스’라고 부르는 것이다.

        누군가의 삶에 있는 흩어진 조각들을 부드럽고 거추장스럽지 않게 모아서 다시 하나로 만들기도 하고, 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사용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는 MASERINTS의 디지털 공간은 그 공간의 중심에 있는 단 한 사람만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MASERINTS는 언급한 대로 많은 부분에서 Mark Weiser의 Ubicomp 개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MASERINTS는 단순한 체계가 아니라, 누군가의 말에 귀 기울이고, 기억하고, 함께 같이 걸어가는 존재가 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Mark Weiser는 그런 컴퓨터 디바이스와 사람이 매우 친근한 관계가 되는 것을 싫어했다고 한다.

        MASERINTS가 자주 사용하는 용어 중에 Ubicomp처럼 조용함, 그리고 삶 속의 여유를 의미하는 차분함, 평온함, 혹은 조용함을 의미하는 ‘Calmness’와 현명함, 단서와 실마리를 제공함, 그냥 스마트함이란 의미의 ‘Smartness’, 그리고 사라짐, 주변 백그라운드로 사라짐이라는 의미의 ‘Disappearance’와 이와 유사하게 눈에 보이지 않음을 의미하는 ‘Invisibility’라는 용어가 있다. 이 용어들은 깊이 생각해야 그 의미를 정확히 알 수 있는데, 이 세 용어가 사람들에게 주는 의미는 차분함과 조용함에서 오는 여유가 제공되고, 현실의 문제점에 대한 단서와 실마리를 제공하며, 그 제공하는 도움은 디지털 공간 안에서 보이지 않게 혹은 내가 알아차리지 못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필요한 기술들은 그 공간의 백그라운드로 그 위치가 이동되기 때문에 무대 뒤편으로 사라진다는 표현도 사용한다. MASERINTS가 경험과 현실을 동기화한다는 의미를 표현하기에 사용되는 매우 중요한 용어들이다.

        MASERINTS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에 대해 스토리텔링을 하기 위해 새롭게 정의되는 많은 용어들을 사용한다. 디지털 공간이라고 해서 모든 것이 기술적일 필요는 없다. 어차피 모든 사람은 디지털로 꽉 찬 미래에 그 공간 안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디지털 공간은 사람들의 살아가는 스토리텔링이 될 수 있다.

           “디지털”이라는 표현이 너무 기술적인 표현 같아서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디지털 세상을 좀더 내 삶에 잘 적용해 살아가는데 매우 거스르는 방법 같이 생각이 든다. 전기가 흔한 이 세상에서 전기에 대해 의식없이 살고 있지만, 전기는 나의 일상과 매우 밀접한, 그리고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지 않은가? 이처럼 “디지털”이라는 물 속에 푹 빠져 있다고 여기면 된다. 사방이 ‘디지털’이라는 물이니 의식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내가 푹 빠져 있게 될 그런 디지털 세상이라면, 무엇이 그렇게 푹 빠지게 만들었는지 관심을 가져 보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MASERINTS는 나의 삶의 이야기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디지털 공간과의 인터랙션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된다.

        아무리 새로운 디지털 세상이 나도 모르게 온다고는 하지만, 그 안에서 사용되는 언어도 조금씩 바뀌게 되기 때문에 새롭게 정의된다는 것이고, 그 언어들이 새로운 디지털 세상을 이해하는데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언어를 배울 수밖에 없다. 이 새로운 의미의 언어를 쉽게 전달하기 위해, 또 그 세상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새로운 세상에 대한 메타포를 찾으려고 노력을 해 보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도 부분적이지만, 조금씩 디자인을 해 가다 보면 미래의 MASERINTS에 대한 메타포가 떠 오르지 않을까?

        새롭게 정의되어야 한다고 모든 것이 새로운 것만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 것들 중에는 아마 지금껏 잘 사용하던 것들도 있는데, 정의가 처음부터 잘못 내려져 ‘틀린’ 정의를 가지고 사용되어 온 것들도 있고, 혹은 너무 얕게 피상적으로만 알려진 용어들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흔한 것이 번역 상에 잘못된 표현이 그대로 사용되어 온 그런 것도 있다. 또한 개념을 이해해 가면서 무심코 사용된 표현 중에 표현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그런 표현도 있다.

        예를 들어, 이렇게 나만의 새로운 디지털 세상을 꾸며가고 있을 때, 그 중에서 가장 먼저 의문을 가졌던 것은 내가 무심코 사용하던 ‘사용자’라는 용어였다. 결론을 미리 이야기하자면, MASERINTS라는 디지털 공간에서는 ‘사용자’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Ubicomp과 관련된 글에서도 ‘사용자’라는 표현이 나오기는 하지만, 이 ‘사용자’라는 용어가 주는 의미는 제공받는 많은 서비스들에 대해 서비스를 받는 사람이 자신의 의식 안에 그 서비스에 대한 것이 자리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자기 자신이 어떤 서비스를 어떻게 받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안다는 것이다. 즉 Mark Weiser가 컴퓨터 디바이스들이 백그라운드로 사라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나와의 인터랙션조차 내 의식 안에 머물지 않고 사라지게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하게 된 것은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주인공이 정작 자신도 모르게 제공되는 서비스들이, 의식 안에 자리잡은 서비스보다 더 많은 경우에는 ‘사용자’라는 표현만으로는 그 의미를 모두 담기에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서비스의 정체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적 산출물의 기능에 초점이 맞춰진 과거의 단순한 개념에서, 그 서비스가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진 복잡한 개념으로 본다면, “서비스”의 정의조차 다시 제대로 내려져야 하지 않을까? 또한 진정한 의미의 “서비스”의 개념은 사람에게 다가오는 “도움”이며, 위에서 언급한 ‘보이지 않음(Invisibility)’를 실현하는 중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그 모자람을 채우기 위해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주인공, 또는 서비스를 받을 주체라는 의미로 MASERINTS는 PTS(Person to be served)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물론 PTS 안에는 ‘사용자’란 의미도 들어 있지만, 이것이 MASERINTS가 표현하는 방법이다. 즉, 내가 그 PTS이고, 그 공간 안에서 사는 모든 사람들이 PTS가 될 수 있다. 그 PTS들이 공유하는 하나의 디지털 공간 안에 같이 있더라도 MASERINTS는 각 PTS에게 개인화된 디지털 공간과의 인터랙션을 가능하게 한다.

        MASERINTS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사람들이 MASERINTS를 딛고 서서 다른 디지털 세상을 볼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MASERINTS는 사람들의 행동과 움직임, 그리고 그 외 추가적으로 사람들을 식별할 수 있는 흔적일 될 수 있는 것들을 모으고 그로 인해 유추해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주변 맥락과 의도를 분석해서, 사람들에게 다른 새로운 디지털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필요한 도움, 즉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이제부터 전개되는 것이다.

        그런데, MASERINTS가 제공하는 디지털 공간은 다른 디지털 공간과 다르다. 즉 사람들이 딛고 서 있을 MASERINTS 자신을 사람들이 알기를 원하지 않는다. 딛고 서 있는 MASERINTS는 잊고, 대신 그 앞에 펼쳐져 있는 다른 새로운 디지털 세상을 바라보라는 것이다. 그러면 그 디지털 세상은 사람들에게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여유를 주는 디지털 세상이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앞으로 올 디지털 세상이 어떠해야 하는지 그 디지털 공간의 진정한 정체성을 알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 방법은 Mark Weiser의 ‘Calm Technology’를 진보적으로 실현하는 부분이 되기도 한다. MASERINTS는 사람들을 기억하며 사람들과 동행하는 조력자가 되기를 원하고, 사람들에게 다른 디지털 세상에서 살 수 있는 차분함과 그로 인한 여유를 제공하려는 것이다.

목 차

프롤로그
추가설명자료: 인터랙션
추가설명자료: ‘Star Wars’라는 영화
추가설명자료: Hugh Everett이 언급한 ‘평행 세계’

  1. 어차피 올 디지털로 꽉 찬 세상
    1.1 혼돈 속에서 발견한 패턴
    1.2 덩어리 경험과 달인
    추가설명자료: 정신적인 알고리즘
    추가설명자료: ‘직접경험’, ‘대체경험’, ‘간접경험’
    추가설명자료: “덩어리 경험”이란?
  2. MASERINTS의 시작
    추가설명자료: 예측 능력의 두뇌
  3. DAGENAM의 트리거링
  4. Ubicomp의 출현과 그 영향
  5. MASERINTS가 사람들에게 다가온 길
    5.1 소통을 위한 언어의 새로운 정의

에필로그

Last Updated on 2025년 10월 29일 by MASERI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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