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1. 새로운 디지털 세상으로 가는 문
2. 어차피 올 ‘Digital Things’로 꽉 찬 세상
3. MASERINTS의 시작
4. DAGENAM의 Triggering
5. Ubicomp의 출현과 그 영향

1. 새로운 디지털 세상으로 가는 문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재미있는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본 적이 있다. 하지만 마음 한 편에는 오직 비전을 가진 사람만이, 또는 훌륭한 스토리텔러 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내가 블록버스터 영화의 시나리오를 쓴다는 생각은 어쩌면 불가능한 생각일지 몰라 주춤하게 된다. 하지만 비록 대단한 영화의 시나리오는 아니더라도 내가 살아온 삶 속에서 얻은 것들이 있다면, 내 삶에 관한 이야기의 스토리텔러는 될 수 있지 않을까? 스토리텔링이 전문가나 그런 사람들만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나의 삶과 경험, 그리고 그로부터 일어나는 걷잡을 수 없는 상상력만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바로 풍부한 창의적 영감의 원천이라는 것을 깨닫는 나만의 오솔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사람들의 상상력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이야기 거리를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내 기억 속에 있는 모든 경험을 다시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나의 일상을 호기심을 가지고 섬세하게 관찰해 보는 것으로도 스토리텔링은 시작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가 내가 제일 잘 아는 이야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겪은 세상에서의 경험이 싫든 좋든 간에, 또 적든 많든 간에, 그것들이 다른 세상에서의 새로운 경험의 기본 지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나 만의 작업을 시도해 보려고 한다. 그것도 지금 사각지대 없이 주변을 꽉 채운 디지털 세상을 통해서, 그리고 그 세상을 구성하는 디지털 공간에서 사용하는 표현을 사용해서 말이다.
나의 이야기를 디지털 공간에서의 스토리텔링으로 탈바꿈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에게 주어진 주변 ‘공간’에 대해서 의식하고 있는지, 의식하고 있다면 실제로 그 ‘공간’과 어떻게 인터랙션 하고 있는지, 그런 인터랙션과 관련된 작은 섬세한 일들, 나의 일상의 모든 패턴들, 문제를 해결하거나 결정을 내리는 방식까지 주의 깊게 살펴보면서, 그렇게 발견된 순간들을 다른 차원을 가진 디지털 세상의 한 장면으로 대체하고, 그런 순간들이 다른 세상에서는 다른 이야기의 일부가 되는 것을 상상해 보는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나만의 디지털 공간은 내가 느끼기에 다른 색깔을 가진, 이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색다른 영역을 가지고 있는 듯하게 느껴진다. 그것은 그 공간에 내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궁금한 것이 생겼다. ‘별들의 전쟁’으로 알려진 ‘Star Wars’라는 영화 이야기의 시작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일까? George Lucas가 처음부터 무작정 우주라는 무대를 기본으로 스토리텔링을 시작했을까? George Lucas의 인터뷰를 보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George Lucas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이 되어 가는 여정, 그것이 아니었을까? 지금 내가 하려는 스토리텔링의 시작과도 매우 유사하다.

미래에 있을 내 자신과 그리고 나를 둘러 싼, 나를 위한, 나만의 디지털 공간, 그 주변에 있는 속이 검은 상업적 디지털 공간들, 그래서 나의 이야기를 지금 내가 존재하는 현실에 여기 저기 퍼져 있는 디지털 세상에 적용하게 되면, 나의 스토리텔링이라는 렌즈를 통해 하나로 모아진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나만이 가질 수 있는 다른 새로운 디지털 세상으로 만들어 지지 않을까? 그것이 우주를 배경으로 하든지, 현실을 배경으로 하든지, 또는 그것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Hugh Everett이 언급한 또 하나의 평행되는 다른 ‘평행 세계’를 배경으로 하든지 말이다. 그렇게 나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으로 넘어가는 길을 발견하려고 하는 것이다.
나만의 생각에서 아이디어로, 그리고 그 여정 속에서 사용되는 용어에 대해 확실한 정의를 내리고, 솟아나는 호기심, 또 다른 생각으로의 전환과 그 시작, 모르는 이들과의 새롭게 울타리 쳐진 세상에서의 만남, 풍부한 인터랙션의 세상으로 넘어갈 수 있는 생각의 전환은 평범한 순간들을 스토리텔링의 황금으로 된 디딤돌로 바꿔주게 되는 것이다.
MASERINTS는 나의 마음에서 그렇게 꿈을 꾸며 성장해 온 미래의 디지털 세상에 대한 스토리텔링의 베이스캠프이다. 나의 지난 삶이 들어가 있는 나만의 스토리텔링이 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인 것이다. MASERINTS와 같이 새로운 세상, 새로운 디지털 공간을 꿈꾸며 징검다리를 하나씩 밟으며 건너왔다. 이제 지금의 징검다리를 건너 바로 그 경계 주변에 와 있는 미래의 디지털 세상을 맛볼 수 있는 디딤돌 위에 서 있는 것이다.

MASERINTS를 딛고 고개를 들면 저 너머로 새로운 디지털 세상을 조금은 볼 수 있다. MASERINTS가 현실을 떠날 수는 없더라도, 조금 고개를 돌리면 내가 MASERINTS를 통해 또 다른 디지털 세상에 대한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기도 한다.
2. 어차피 올 ‘Digital Things’로 꽉 찬 세상
어차피 미래는 더 확장된 디지털 세상이 펼쳐질 수밖에 없고, 나는 그 곳에서 살아가야 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오래 전에, 언제부터인가 조금씩 생겨난 내가 살아가야 할 새로운 디지털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내 삶 속에 놓여 있었던 여러 개의 길을 하나씩 경험하면서, 진리에 대한 갈구와 진정한 ‘디지털 세상’이라면 밑바닥에 반드시 있어야 할 것들을 찾아가면서, 돌아돌아 이제 새로운 디지털 세상으로의 경계에 서 있게 된 것이다.
그 생각과 아이디어로 이해의 단계까지 오면서 생긴 습관은, 스스로 막아버렸던 생각들을 조금은 느슨하게 열어 펼치게 되었고, 고개를 들고 새로운 디지털 세상을 위해 한 발을 내딛기 전에, 우선 나의 주변을 둘러보고 놓친 것이 없는지 살펴보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앞으로 올 새로운 디지털 세상에서의 내 자신과 주변의 변화, 이러한 앞으로의 시간에 대한 주변 ‘공간’의 흐름에 관심이 점점 많아지게 되고, 고개를 들면 보이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에 대한 스토리텔러가 되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져만 가게 되었다.
혼돈 속에서 발견한 패턴
기억 속의 어떤 경험을 다시 생각해 보면, 그 때는 알아차리리 못했던 것들이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처럼 스치고 지나가는데, 그러는 중에 자유롭게 생각하고 떠오르는 아이디어로 문제를 발견하게 되면, 아무리 봐도 세상이 주는 문제는 혼돈 그 자체 인 것 같았다. 마치 거대하게 얽히고 설킨 실뭉치 앞에 서 있는 것 같이 너무 복잡한 혼돈과도 같았다. 명확한 시작도 없었고 그렇다고 명확한 끝도 없이 그저 혼란스러울 뿐이었다. 삶, 사회, 혹은 기술을 번갈아 가면서 생각해 볼 때, 마음 속에서 어떤 문제들은 아주 강하게 그런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사람들마다 각자 이런 혼돈스러운 문제들에 맞닥뜨리게 되면 모든 것을 해결하지는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Mental Algorithm’을 자신도 모르게 가지고 있다고 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신적인 비공식적 단계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 단계를 거치게 되면서 혼돈이 질서로, 그리고 명료함으로 바뀌게 되는 과정을 가지게 되는데, 그래서 사람들은 엉켜버린 것 같은 실뭉치를 한꺼번에 다 풀어내려고 애쓰다가 끝내는 포기해 버리는 대신, 눈 여겨 보았던 하나의 작은 고리를 “혹시?”하며 살며시 잡아당겨 보게 된다. 다른 고리와 연결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말이다.
그리고 조금씩 깨닫게 되는 것은, 어떤 것도 정리하기 어려울 만큼 혼돈스럽지 않고, 간과했던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있을 수 있으며, 이해했다고 자만했던 것을 다시 살펴보는 것이 진정한 명확성으로 가는 첫걸음이라는 자신만의 ‘Mental Algorithm’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생긴다는 것이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고 지나가지만 않으면 된다.
하지만 앞만 보면서 이렇게 얽힌 문제의 단서와 실마리를 찾기 위해 바쁘게 고리를 모아 문제 해결의 작은 패턴을 발견하게 되지만, 뒤를 돌아보지 않는 동안 내 뒤에는 풀어진 실타래가 다시 얽힌 실뭉치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나의 ‘Mental Algorithm’을 힘이 들더라도 계속 수정하게 되고, 이미 발견된 패턴들도 잘 보존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 패턴들이 또 다른 얽힌 실뭉치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내가 보유한 ‘Mental Algorithm’으로 기억 속에 있는 실마리를 찾게 된 단서들과 패턴들을 다시 살펴보게 되는 것을 나는 ‘경험의 발견(Discovery of Experience)’이라고 부르려고 한다. 그래서 후에 다시 설명이 되겠지만, ‘경험의 발견’을 꾸준히 하는 사람을 ‘스마트한 사람’이라고 정의 내려 보기도 한다. 그렇다면, “스마트하다”는 것을 그저 “똑똑하다!”고 단순하게만 정의 내려서는 안되는 것이 아닐까? 그것은 그 스마트한 사람들은 ‘경험의 발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발견된 크고 작은 패턴들을 다르게 조합해서 또 다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단서가 될 패턴들을 끊임없이 만들어 가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을 ‘경험의 창출(Creation of Experience)’이라고 부르려고 한다.
이 ‘경험의 발견’ 그리고 ‘경험의 창출’은 MASERINTS가 가지고 갈 매우 중요한 개념을 품고 있다. DAGENAM(Deep Assemblies of Genuine Awakenings in Memory and Insight)으로 시작된 이 개념은 MASERINTS의 두뇌 역할을 할 매우 중요한 개념을 품고 있다. 인간의 두뇌는 본질적으로 흩어져 있는 ‘조각경험’들을 모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려고 하기 때문에 ‘경험의 발견’으로 인해 그 ‘조각경험’의 수가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더 많은 이야기를 두뇌가 만들어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험의 발견’은 두뇌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지는 않는다. 이 ‘경험의 발견’은 사람이 의도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작업이고, 이 작업을 컴퓨터 시스템에서 시도해 보려고 DAGENAM이라고 하는 개념적 디자인을 시도해 보았고, 이 개념이 MASERINTS의 두뇌로 적용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두뇌의 본질적인 욕구에 해당하는 부분은 ‘경험의 창출’ 부분이 되는데, 이 또한 DAGENAM이라는 체계에서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간접경험’이 될 수 있으며, 이렇게 만들어진 대 단위의 ‘경험 데이터베이스’가 MASERINTS의 유용한 지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 중에는 미래에 있을 경험들도 있게 된다. 그래서 이러한 경험들은 PTS의 필요와 요구를 예측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경험의 발견’이라면 나의 내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의 대상들이 나의 내면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좋은 스토리텔러가 되기 위해서 새로운 것들을 많이 경험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기억 속에 있는 경험들을 다시 발견하고, ‘경험의 창출’로 만들어진 ‘간접경험’으로 얻은 기억에 ‘직접경험’한 것처럼 깊은 자국을 만들어 가는 것도 좋은 스토리텔러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간접경험’은 ‘직접경험’에 대체될 수 있는 책을 읽는다든가, 멀티미디어를 통해 시각적 교육을 받는다든가 하는 ‘대체경험’과 구별되는 표현이다.
누구든지 ‘덩어리 경험’으로 달인이 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숙달된 경험으로 굳혀진 삶의 ‘달인’이 되려고 한다. 이런 경우는 사람들의 생각이 집중되는 순간을 거치겠지만, 의식 안에서는 오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지는 하나의 커다란 ‘덩어리 경험’들만 있을 뿐이다. 그런 ‘덩어리 경험’들이 사람들에게는 손에 익고, 사는데 불편하지 않게 해주어서 그 덩어리를 잘 보존하려고 하겠지만, 스스로 창의적이고 스마트한 사람이 되려고 마음먹었다면, 그리고 좋은 스토리텔러가 되고 싶다면, 그 ‘덩어리 경험’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서는 안된다. ‘달인’처럼 덩어리가 되어버린 경험들을 분리하는 경험의 발견과정을 거치고, 작은 ‘조각경험’들을 가지고 해결의 패턴들을 다시 발견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예를 들어, 10개 정도의 작은 ‘조각경험’으로 구성되었다고 생각되었던 하나의 ‘덩어리 경험’이 다시 더 분리하기 시작하면 100~200개 혹은 그 이상의 더 작은 ‘조각경험’들로 나뉘어 질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 새롭게 발견된 ‘조각경험’들을 가지고 다른 조합의 경험으로 결합할 수 있게 되는데, 이것을 MASERINTS에서는 ‘간접경험’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하나의 덩어리 경험을 더 많이 분리해서 그 만큼 ‘조각경험’이 더 많아지면 당연히 조합할 ‘조각경험’의 수가 더 많아지는 것이다. 그리고 두뇌 안에서 재결합된 ‘간접경험’을 풍부하게 만들어서 그로 인해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자신만의 업그레이드된 ‘Mental Algorithm’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누구든지 디자인할 수 있는 자신만의 새로운 디지털 세상을 느껴 보기 위해서 그에 대한 만족스러운 이해는 자신의 ‘경험의 발견’을 계속함으로써 더 풍성하게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명한 스토리텔러는 새롭게 가지는 경험에 더해서 재결합된 ‘간접경험’을 엮어 놓아 그 생생함을 더 하게 되는 것이다. 모든 것을 ‘직접경험’하려는 생각은 삶이 만신창이가 되고 나서야 그 길이 문제를 해결하는 단서를 제공하는 올바른 ‘Mental Algorithm’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3. MASERINTS의 시작
DAGENAM에 대한 개념적 디자인은 여섯 번째 감각에 대한 궁금증, Output밖에 없는 사람의 여섯 번째 감각기관은 어떻게 생겨나는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을 했다. 조사는 ‘경험의 발견’과 ‘경험의 창출’에 대한 생각으로 집중되었고, 이로 인해 DAGENAM의 체계의 디자인이 구체화될 수 있었다. 그리고 보다 더 깊게 생각하게 된 계기는 Mark Weiser 박사의 ‘Ubiquitous Computing’의 개념을 접하고 나서 생각이 확장되었고, 그 후 2000년대에 나왔던 글 중에 두뇌가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끊임없이 예측한다는 글을 접하고 나서 DAGENAM으로부터 MASERINTS로 이어지는 미래의 세상에 대한 새로운 적용 가능성의 길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 글은 나에게 있어서 그냥 새롭고 어려운 기술에 대한 설명만은 분명히 아니었다. 그러나 Ubicomp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써 놓은 글들은 내 생각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 뿐, 미래의 새로운 디지털 세상이라고 떠들지만, 그저 현실에서 자신들을 벗어나게 할 수 있는 상업적이고, 미래 세상을 나타내는 흔한 왜곡된 표현일 뿐이었다.
하지만, Ubicomp이라는 것을 만들어낸 Mark Weiser의 글들을 읽으면서 Mark Weiser가 생각하는 세상은 내가 다른 이들의 글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다른 무엇이 있었다. 새로운 디지털 세상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가 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새로운 단서들이 그 글 안에 있었다. 그래서 신문 컬럼에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리고 사람들이 경쟁 속에서 뒤쳐질까 봐 수박 겉핥기 식으로 써 내려간 글이 아니라, Mark Weiser의 글을 직접 읽고 그 사람이 알려주려고 했던 미래 디지털 세상에 대해 경험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Mark Weiser의 Ubicomp이라는 개념을 접하게 되면서, 기억 속에 그냥 남아 있었던 DAGENAM이 가져가야 할 방향을 결정할 수 있었고, 그 경계를 넘어 진정한 새로운 디지털 세상으로 가는 징검다리를 발견하게 되었고, 이제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을 볼 수 있는 디딤돌이 된 MASERINTS 위에 내가 서 있게 된 것이다.
Ubicomp의 개념은 Computer Science에서 유명하다고 하지만, 이 개념은 나의 삶에서 나도 모르게 뒤에 쌓여만 가는 뭉쳐진 실타래를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었고, 나만의 ‘Mental Algorithm’을 많이 수정하게 해주었고, 막혀 있던 새로운 디지털 세상으로의 불가능에 ‘경험의 발견’으로 인한 작은 불빛이 될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의 설렘도 경험하게 해 주었다.

Mark Weiser의 Ubicomp에 대한 글들은 기술적인 내용일 뿐만 아니라 내 삶에서 잊고 있었던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들을 다시 발견하게 해 주는 계기가 되었다. Mark Weiser가 제안한 Ubicomp의 개념은 생각의 전환을 가져오는 많은 깨달음을 주었는데, Mark Weiser가 다시 언급한 ‘Calm Technology’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삶의 흐름 속에 차분함(Calmness)과 조용함이 주는 삶의 여유에 대한 깊은 생각으로 다른 세상으로의 값진 징검다리를 하나 더 밟고 건너게 된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Ubicomp의 시대는 이미 끝이 났다!”라고 말을 한다. 그런데 누구는 “언제 Ubicomp 세상에 들어 간 적은 있을까?”라고 말한다. 요즈음 누구나 아는 인공지능 시스템의 발전과 그로 인한 수많은 응용분야가 만들어 진 것은 사실이지만, 누구의 말처럼 Ubicomp의 시대는 아직 완전하게 오지 않았다. 기술적인 부분의 완성도도 모자라는 것 같고, 새롭게 필요한 기술들도 아직 완전하게 나타난 것도 아니다. 그리고 Ubicomp이 주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으로의 인식의 변화는 뭉쳐진 자신의 실뭉치를 다시 잘 풀어보려고 하지 않는 한, Ubicomp을 통해 올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은 맛볼 수조차 없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Ubicomp으로 가는 길목에는 내 자신의 삶에 대한 ‘‘Mental Algorithm’’의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시대로 들어가려는 세상의 시도가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그러려면 다른 디지털 세상을 머리 속에 그려보는 조금의 흥분과 설렘으로 자신만의 작은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만일 영화 ‘Avatar’를 보러 가면서 아무런 설레는 마음도 없고, 궁금한 생각도 없이 들어가 앉아 있으면, 과연 그 영화를 보면서 무엇을 생각하게 될까? 다른 디지털 세상으로 가는 징검다리를 쳐다보지만 말고, 황금의 징검다리를 봤다고 그 세상을 안다고 하지 말고, 하나씩 건너기 시작해야 한다. 인공지능에 대한 역사가 매우 길고 깊듯이, Ubicomp에 대한 섣부른 얕은 판단보다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MASERINTS가 주는 디지털 공간은 주인공이 연기를 잘 하도록 무대 뒤에서 무대감독이 뿌려주는 스포트라이트와 같은 ‘공간’이다. Mark Weiser의 Ubicomp의 이해가 많은 영향을 주었지만, MASERINTS는 UCA(Ubiquitous Computational Access)가 실질적으로 실현되는 확장된 개념의 디지털 공간을 보여준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어차피 기술은 누구에게나 어렵고, 그 어려운 기술들이 너무나 많다. 그리고 어떤 분야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 온 것도 있고, 또 사람들 주변에 완성물로, 혹은 시범용으로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기도 한다. 그렇다고 모든 기술들을 알고나서 길을 떠나려면 결코 길을 떠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 공간에서 얻을 수 있는 스토리텔링의 기회를 모두 잃어버릴 수 있다.
그래서 어차피 디지털 공간 속에서 살게 된다면, 나의 디지털 공간을 채울 터미널 시스템을 하나씩 인테리어를 꾸며 가듯 그때마다 필요한 기술을 알아가면 되지 않을까? 내가 이 디지털 공간에서의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가는 것도 내가 MASERINTS에 있을 내 ‘공간’을 하나씩 꾸며가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다. 그 ‘공간’을 무엇으로 꽉 차게 만들 수 있을까? 무엇으로 꽉 차게 디자인해야 살아 있는 ‘공간’이 될까?
MASERINTS가 제공하는 디지털 공간을 통해서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이런 저런 일들을 이야기하면서 그 때 알고 싶은 기술에 대해서 알아보고, 궁금증과 답답함을 풀어가 보려고 한다. 더욱이 그 안에서 필요한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Computer Science, 심리학, 철학, 인류학, 사회학, 심지어 신경과학 분야도 그 디지털 공간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 배워 보려는 것이다.
이렇게 미래의 디지털 세상에서의 스토리텔링은 다양하게 펼쳐질 수 있다. 내가 살아 갈 ‘공간’이라면 이런 다양성은 오히려 궁금하기도 하고, 알아가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MASERINTS가 만드는 그 ‘공간’과 인터랙션 하는 이야기를 통해서 그 안에서 새로운 디지털 세상이 어떨 것이라는 맛을 볼 수 있다. MASERINTS가 주는 ‘공간’은 나 만의, 나 만을 위한, 나의 개인화(Personalization)된 ‘공간’으로 점점 변해가게 된다. 그 디지털 공간 안에서 차분함으로 가질 수 있는 삶의 여유 속에서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를 내고 싶고, 나의 이야기가 새로운 디지털 세상으로 전환되는 좋은 스토리텔러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4. DAGENAM의 Triggering
DAGENAM을 생각하게 된 그 당시에는 다음에 올 미래의 디지털 세상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체계로 뚜렷하게 연결하지도 못한 채 나의 기억 속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내 안의 여러 경험을 다시 발견하고, 그 다양한 ‘조각경험’들을 이렇게 저렇게 조합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가능성을 제시해 주었다고 본다.

DAGENAM에 대한 처음 생각은 사람의 감각 정보, 즉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이 다섯 가지 감각을 통한 정보나 자료로 만들어 각 감각 정보를 분석하고 분리해서, 서로 다른 감각 정보 자료 그룹에서 하나 이상의 구성원들을 선택해서 새로운 경험 자료를 계속 만들어 가는 ‘간접경험생성기(Indirect Experience Generator)’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이 ‘간접경험생성기’에 의해 여섯 번째 감각에 대한 실체를 보고자 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아이디어만으로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에 필요한 체계라고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이다.
DAGENAM이 보여주려고 하는 해결책을 찾아 가는 방법은 사실 기억의 분리와 새로운 조합에 따른 결합과정을 통한 시도로 약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경험을 발견하고 분리하는 방법과, 그렇게 분리된 많은 ‘조각경험’을 가지고 새로운 조합으로 다시 결합하여 더 많은 ‘간접경험’을 만드는 시도로 시뮬레이션 해 볼 수 있었다.
두뇌가 깊은 생각을 하도록, 두뇌에 근육(?)을 키우기 위해 많은 방법이 제시되고 있지만, 차 후에 나의 훈련 방법을 하나 소개해 보려고 한다. 내가 시도한 방법은 간단한 것인데, 단지 종이와 필기도구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라도 시도해 볼 수 있는 쉬운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이 방법을 거듭 시도하다 보면, 나의 두뇌가 심하게 움직이며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반면 어느 정도 굳어 있었는지도 조금은 이해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다른 글에서 그 방법에 대해 상세하게 이야기하려고 한다.
5. Ubicomp의 출현과 그 영향
결론없이 간직해 온 DAGENAM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것은 Mark Weiser가 제안한 Ubicomp에 의한 새로운 디지털 세상이었다. 그러나 Mark Weiser는 1999년도에 47세의 나이로 이 세상을 떠났다. 결국 Mark Weiser의 10여년의 짧은 시간 동안 Ubicomp에 대한 개념 소개와 연구내용이 많은 글로 나와 있지만, Ubicomp에 대한 이해를 굳히기 위해서는 이제 Mark Weiser가 남긴 글을 읽고 우선 개념의 확실한 정립이 있어야만 한다.
DAGENAM을 생각하면서 가졌던 분명하지 않았던 부분들, 그리고 선택해야 하는 길과 방향이 Ubicomp의 개념을 읽고 조금씩 분명해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Ubicomp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려고 Mark Weiser가 남긴 글에 대해서 가능하면 여러 글과 생각을 기록해 보려고 한다. 이에 대해서는 많은 석학들에 의해 연구가 되었겠지만, MASERINTS를 통한 또 다른 의미로의 해석이 나에게는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Ubicomp이 사람과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일과 관련이 있다면 그 복잡한 삶의 흐름에 수많은 갈림길이 열릴 수 있기 때문에 단 몇 가지의 길 만을 가지고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없듯이, 무궁무진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Ubicomp에 대한 이해를 가진다면 누구든지 미래에 올 새로운 디지털 세상에 대한 자신만의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으며, 자신만의 새로운 디지털 세상을 디자인할 수도 있고, 자신만이 잘 아는 또 다른 세상에 대한 시나리오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Ubicomp에 대한 글은 디지털 공간이 제공해야 할 진정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사람들이 그 디지털 공간과 가져야 하는 인터랙션은 무엇인지, 그렇다면 인터랙션은 어떻게 나에게 다가오는지, 또한 진정한 인간 중심의 ‘서비스’는 어떤 것인지, 그 본질에 대한 생각을 올바른 방향으로 바꾸게 해 주는 중요한 개념이 들어 있다. 결국 ‘서비스’란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는 의미이다. Ubicomp에 대한 이해는 그런 서비스의 정의가 기술적인 산출물의 기능을 나타내는 잘못된 정의로부터 방향을 바꾸게 만들어 준다. 서비스가 사람들 가까이 있게 되면, 그것은 ‘도움’이라고 표현해야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개념은 Computer Science가 지금까지 가려던 방향을 바꿀 정도로 기술적인 변화를 이끌어 냈다고 하고, 그런 기술만의 범위를 벗어나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의 삶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Ubicomp이 무엇인지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개념을 깊이 생각하면 할수록 내 스스로가 어떻게 변해왔는 지 알 수 있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하면서 Ubicomp이 주는 새로운 길을 알아가면서 DAGENAM은 새로운 세상의 스토리텔링의 밑바탕이 되는 MASERINTS라는 새로운 디지털 공간으로 탈바꿈을 하게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