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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과거 DAGENAM이 유발점

        MASERINTS의 시작을 이야기하려면, 오랜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그 때는 내가 살게 될 새로운 디지털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라기 보다는 갑자기 떠오른 ‘DAGENAM’라고 하는 특별한 체계에 대한 개념적인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새로운 세상이 정말 불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그 길로 가는 단서는 정말 없는 것인지, 그냥 막연하게 많이 고민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것은 출력밖에 없는 사람의 여섯 번째 감각기관은 어떻게 생겨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었다.

        이 DAGENAM에 대해서는 그저 궁금해서 생각을 해 보았을 뿐, 그 당시 다음에 올 미래의 디지털 세상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체계와 연결할 수 있는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그저 궁금해서 관련된 글들도 읽고 곰곰이 생각할 시간을 가졌던 것이었다. 한참 후에 2000년대에 나왔던 이야기 중에 두뇌가 나의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끊임없이 예측한다는 그 이야기를 듣고나서 그 자체도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졌지만, 그 전에 잊고 있었던 DAGENAM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 것은 다른 것 때문이었다. 그것은 우연히 접하게 된 Mark Weiser의 Ubicomp(유비컴, Mark Weiser는 ‘Ubiquitous Computing’을 줄여 이렇게 부르기도 했음)에 관련된 글에서 미래의 세상에 대한 새로운 적용 가능성의 길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 글은 나에게 있어서 그냥 새롭고 어려운 기술에 대한 설명만은 분명히 아니었다.

        그러나 이 Ubicomp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써 놓은 글들은 내 생각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 뿐, 미래의 새로운 디지털 세상이라고 떠들지만, 그저 현실에서 자신들을 벗어나게 할 수 있는 상업적이고, 미래 세상을 나타내는 흔한 왜곡된 표현일 뿐이었다.

        하지만, Ubicomp이라는 것을 만들어낸 Mark Weiser의 글들을 읽으면서 Mark Weiser가 생각하는 세상은 내가 읽었던 글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다른 무엇이 있었다. 새로운 디지털 세상에 대한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새로운 단서들이 그 글 안에 있었다. 그래서 신문 컬럼에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리고 사람들이 경쟁 속에서 뒤쳐질까 봐 수박 겉핥기 식으로 써 내려간 글이 아니라, Mark Weiser의 글을 직접 읽고 그 사람이 알려주려고 했던 미래 디지털 세상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경험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Mark Weiser의 Ubicomp이라는 개념을 접하게 되면서, 기억 속에 그냥 남아 있었던 DAGENAM이 가져가야 할 방향을 결정할 수 있었고, 그 경계를 넘어 진정한 새로운 디지털 세상으로 가는 징검다리를 발견하게 되었고, 이제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을 볼 수 있는 디딤돌이 된 MASERINTS 위에 내가 서 있게 된 것이다.

        Ubicomp의 개념은 컴퓨터과학에서 유명하다고 하지만, 이 개념은 나의 삶에서 나도 모르게 뒤에 쌓여만 가는 뭉쳐진 실타래를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었고, 나만의 정신적 알고리즘을 많이 수정하게 해주었고, 막혀 있던 새로운 디지털 세상으로의 불가능에 ‘경험의 발견’으로 인한 작은 불빛이 될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의 설렘도 경험하게 해 주었다.

        Mark Weiser의 Ubicomp에 대한 글들은 기술적인 내용일 뿐만 아니라 내 삶에서 잊고 있었던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들을 다시 발견하게 해 주는 계기가 되었다. Mark Weiser가 제안한 Ubicomp의 개념은 생각의 전환을 가져오는 많은 깨달음을 주었는데, Mark Weiser가 다시 언급한 ‘Calm Technology’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삶의 흐름 속에 차분함(Calmness)과 조용함이 주는 삶의 여유에 대한 깊은 생각으로 다른 세상으로의 값진 징검다리를 하나 더 밟고 건너게 된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Ubicomp의 시대는 이미 끝이 났다!”라고 말을 한다. 그런데 누구는 “언제 Ubicomp 세상에 들어 간 적은 있을까?”라고 말한다. 요즈음 누구나 아는 인공지능 시스템의 발전과 그로 인한 수많은 응용분야가 만들어 진 것은 사실이지만, 누구의 말처럼 Ubicomp의 시대는 아직 완전하게 오지 않았다. 기술적인 부분의 완성도도 모자라는 것 같고, 새롭게 필요한 기술들도 아직 완전하게 나타난 것도 아니다. 그리고 Ubicomp이 주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으로의 인식의 변화는 뭉쳐진 자신의 실뭉치를 다시 잘 풀어보려고 하지 않는 한, Ubicomp을 통해 올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은 맛볼 수조차 없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Ubicomp으로 가는 길목에는 내 자신의 삶에 대한 ‘정신적 알고리즘’의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시대로 들어가려는 세상의 시도는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그러려면 다른 디지털 세상을 머리 속에 그려보는 조금의 흥분과 설렘으로 자신만의 작은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만일 `영화 ‘Avatar’를 보러 가면서 아무런 설레는 마음도 없고, 궁금한 생각도 없이 들어가 앉아 있으면, 과연 그 영화를 보면서 무엇을 생각하게 될까? 다른 디지털 세상으로 가는 징검다리를 쳐다보지만 말고, 황금의 징검다리를 봤다고 그 세상을 안다고 하지 말고, 하나씩 건너기 시작해야 한다. 인공지능에 대한 역사가 매우 길고 깊듯이, Ubicomp에 대한 섣부른 얕은 판단보다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MASERINTS가 주는 디지털 공간은 주인공이 연기를 잘 하도록 백그라운드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뿌려주는 무대감독과 같은 공간이다. Mark Weiser의 Ubicomp의 이해가 많은 영향을 주었지만, MASERINTS는 UCA(Ubiquitous Computational Access)가 실질적으로 실현되는 확장된 개념의 디지털 공간을 보여준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어차피 기술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그 어려운 기술들이 너무나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그리고 어떤 분야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 온 것도 있고, 또 사람들 주변에 완성물로, 혹은 시범용으로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기도 한다. 그렇다고 모든 기술들을 알고 길을 떠나려면 결코 길을 떠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 공간에서 얻을 수 있는 스토리텔링의 기회를 모두 잃어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어차피 디지털 공간 속에서 살게 된다면, 나의 디지털 공간을 채울 터미널 시스템을 하나씩 인테리어를 꾸며 가듯 그때마다 필요한 기술을 알아가면 되지 않을까? 내가 이 디지털 공간에서의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가는 것도 내가 MASERINTS에 있을 내 공간을 하나씩 꾸며가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다. 그 공간을 무엇으로 꽉 차게 만들 수 있을까? 무엇으로 꽉 차게 디자인해야 살아 있는 공간이 될까?

        MASERINTS가 제공하는 디지털 공간을 통해서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이런 저런 일들을 이야기하면서 그 때 알고 싶은 기술에 대해서 알아보고, 궁금증과 답답함을 풀어가 보려고 한다. 더욱이 그 안에서 필요한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컴퓨터과학, 심리학, 철학, 인류학, 사회학, 심지어 신경과학 분야도 그 디지털 공간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 배워 보려는 것이다.

        이렇게 미래의 디지털 세상에서의 스토리텔링은 다양하게 펼쳐질 수 있다. 내가 살 공간이라면 이런 다양성은 오히려 궁금하기도 하고, 재미있지 않을까?

        그래서 MASERINTS가 만드는 그 공간과 인터랙션 하는 이야기를 통해서 그 안에서 새로운 디지털 세상이 어떨 것이라는 맛을 볼 수 있다. MASERINTS는 MASERINTS가 주는 공간은 나 만의, 나 만을 위한, 나의 개인화된 공간으로 점점 변해가게 된다. 그 디지털 공간 안에서 차분함 속에서 가질 수 있는 삶의 여유 속에서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를 내고 싶고, 나의 이야기가 디지털 세상으로 전환되는 좋은 스토리텔러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목 차

프롤로그
추가설명자료: 인터랙션
추가설명자료: ‘Star Wars’라는 영화
추가설명자료: Hugh Everett이 언급한 ‘평행 세계’

  1. 어차피 올 디지털로 꽉 찬 세상
    1.1 혼돈 속에서 발견한 패턴
    1.2 덩어리 경험과 달인
    추가설명자료: 정신적인 알고리즘
    추가설명자료: ‘직접경험’, ‘대체경험’, ‘간접경험’
    추가설명자료: “덩어리 경험”이란?
  2. MASERINTS의 시작
    추가설명자료: 예측 능력의 두뇌
  3. DAGENAM의 트리거링
  4. Ubicomp의 출현과 그 영향
  5. MASERINTS가 사람들에게 다가온 길
    5.1 소통을 위한 언어의 새로운 정의

에필로그

Last Updated on 2025년 11월 02일 by MASERI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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